삼성SDS가 연초부터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삼성그룹이 올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매듭짓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에 또다시 나설 것으로 보여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지분을 대거 보유한 삼성SDS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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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두 번째는 삼성그룹의 신사업에서 삼성SDS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어 삼성SDS의 기업가치가 얼마나 커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오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14일 “삼성SDS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동 과정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된다”며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삼성SDS 지분율이 높아 향후 지배구조 변화에서 삼성SDS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11.25%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3.9%씩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과 삼성생명 지분을 물려받기 위해 이 부회장 등이 삼성SDS 지분을 매각해 상속세나 증여세를 낼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지분 3.38%와 삼성생명 지분 20.8%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오 연구원은 삼성SDS 주주들이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에 강력히 반대할 가능성이 높아 지분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오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삼성SDS를 합병해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이 가장 적절하다고 꼽았다. 그는 삼성전자가 지주사인 삼성전자홀딩스를 설립해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과 삼성전자홀딩스의 지분을 맞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오 연구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점은 주주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라며 "지배구조 전환에 대한 타당성과 주주들에 대한 혜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도 삼성SDS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오 연구원은 삼성SDS가 보유한 1조8천억 원의 현금을 인수합병에 활용해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 사업에서 성장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삼성SDS가 인수합병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내면 기업가치는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향후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은 안정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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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원표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 |
실제로 삼성SDS는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과 헬스케어사업 등 신사업의 중심에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홍원표 사장이 연말 인사에서 삼성SDS로 이동해 솔루션사업을 맡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홍 사장은 가전전시회 CES 2016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플랫폼과 보안서비스 '녹스', 헬스케어 플랫폼 등의 확대 전략을 밝혔다.
삼성SDS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향후 삼성전자와 합병을 추진하더라도 신사업에서 시너지를 명분으로 삼아 주주들의 반발을 줄일 수도 있다.
오 연구원은 "오너 일가의 삼성SDS 지분 매각 가능성이 낮은 만큼 향후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는 삼성SDS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지만 삼성SDS의 실적 개선과 확실한 성장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