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가 이중항체 면역항암 플랫폼의 기술이전 성과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벌써 5년째 영업적자를 내고 있어 기술이전의 성과가 절실하다.
▲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가 4월 열릴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이중항체 면역항암 플랫폼 ‘그랩바디-T(Grabody-T)’와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ABL501의 연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바탕으로 기술이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 제약사와 직접 만날 일은 없지만 해외학회는 주목도가 높아 에이비엘바이오에게는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행사에서 발표 내용이 인상적이면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논의로 발전하는 일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신약 후보물질뿐 아니라 ‘이중항체 기술 플랫폼’ 자체를 기술수출하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이중항체 기술의 유효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기술이전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본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중항체 기술에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플랫폼 기술을 이전하는 것이 더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2015년부터 매년 2건 이상의 이중항체 관련 기술수출 계약이 이뤄지고 있고 각 계약의 규모는 평균 3억 달러(약 335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세계 15곳의 글로벌 제약사가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플랫폼인 그랩바디-B에 직접적으로 관심을 보이면서 기술수출 논의가 상당히 진척되기도 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11일 미국암연구학회 참여를 알리며 “그랩바디-T를 통한 플랫폼 기술의 확대 및 기술이전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암세포와 T세포(면역세포)에 동시에 작용하는 기술(그랩바디-T) △면역관문과 T세포의 이중으로 작용하는 기술(그랩바디-I) △항체의 뇌혈액관문(BBB) 투과도를 높이는 기술(그랩바디-B) 등 모두 3개의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술수출 성과를 통한 적자 탈출이 절실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16년 창업 뒤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초기 임상 단계의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빠르게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전략으로 2018년까지 1조4천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그 뒤로는 좀처럼 기술이전 계약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가 이중항체 기술 플랫폼 기술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20년에는 개별기준으로 매출 38억 원, 영업손실 638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19년보다 매출은 0.2% 줄고 영업손실은 57.9% 증가한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