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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기업 CEO들, 애써 개발한 신약기술 왜 외국기업에 파나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6-01-11 12: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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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기업 CEO들, 애써 개발한 신약기술 왜 외국기업에 파나  
▲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오른쪽)과 존 렉라이터 일라이 릴리 회장이 지난해 4월19일 서울 한미약품 본사에서 만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올해 국내 제약업계에 최대의 화두는 신약개발과 기술수출이다.

제약회사들은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있고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맺는 기술수출 계약도 늘어나고 있다.

기술수출은 신약개발에 성공할 경우 얻게 되는 막대한 이득을 글로벌 제약회사들에게 넘겨주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회사들이 글로벌 제약회사로 성장하는 데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점을 감안하면 위험 부담을 줄이면서 물적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더 많다.

◆ 신약개발과 기술수출에 힘 쏟아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제약회사들은 연구개발비로 모두 8119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어난 것이다.

한미약품이 연구개발비에 1384억 원을 투자했고 대웅제약 711억 원, 녹십자 688억 원, 종근당 644억 원 순이었다.

상장 제약회사들은 지난해 3분기까지 전체 매출의 8.1%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했다.

한미약품이 코스피에 상장된 제약회사 가운데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무려 19%였다. 그 다음은 LG생명과학 18.2%, 파미셀 17.8%, 종근당 15% 순이었다.

제약회사들의 신약개발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허가받은 국산 신약은 5품목에 이른다. 2013년까지만 해도 제약업계는 1년에 1개 꼴로 신약개발에 성공하는 데 그쳤는데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제약회사들의 기술수출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국내 제약회사가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체결한 기술수출 건수는 약 80여 건에 이른다. 국내 바이오제약회사들이 2001년부터 2010년까지 맺은 기술수출은 60여건에 불과한 점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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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양약품은 지난해 7월 멕시코 제약사 '치노인'과 역류성 식도염 신약 '놀텍'에 대해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 왜 기술수출에 집중하나


신약개발은 ‘고위험 고수익’ 투자로 분류된다.

제약회사가 신약개발에 성공할 경우 평균 15년 동안 독점 판매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통해 제약회사는 평균 신약개발에 투자한 금액의 5배 이상의 순수익을 얻는다.

그러나 국내 제약업계는 한미약품을 필두로 글로벌 제약회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술수출 계약은 신약개발을 진행시킬 때마다 글로벌 졔약회사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지만 개발된 신약의 최종권리는 글로벌 제약회사가 보유하게 된다.

국내 제약업계가 기술수출을 하는 이유는 임상실험에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제약협회에 따르면 신약개발에는 평균 3조 원 가량의 비용이 소모된다.

신약의 개발은 통상 임상 1상, 2상, 3상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1상은 수십 명, 2상은 수백 명, 3상은 수천 명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국내 제약회사들은 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임상이 도중에 실패하면 그동안의 비용과 시간은 물거품이 된다.

글로벌 제약회사인 사노피는 지난해 매출이 47조 원에 이른다. 이 규모는 국내 제약업계 1위인 유한양행이 지난해 냈던 매출 1조174억 원의 46배에 이른다.

국내 제약업계 200여개 회사의 연구개발비 총합은 지난해 기준으로 1조2천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노바티스가 한해 투입하는 연구개발비 10조 원에 비교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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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약품은 2011년 미국의 제약회사인 카이넥스사와 경구용 항암제 개발기술 '오라스커버리'에 대해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 기술수출, 국내 제약업계의 현실적 대안


기술수출은 국내 제약업계가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맞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진다.

기술수출은 신약개발 경험이 풍부한 글로벌 제약회사와 계약을 맺으면서 실패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임상 3상의 경우 성공확률은 절반 정도지만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 대의 비용이 들어간다. 국내 제약회사 가운데 임상 3상에서 실패할 경우 그 후유증을 극복할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없는 형편이다.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풍부한 신약개발 경험과 체계화된 임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기술수출은 국내 제약업계가 기술수출을 통해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

기술수출은 글로벌 제약회사가 확보하고 있는 풍부한 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하다.

기술수출을 맺게 되면 판매금액의 일부분을 로열티로 받는다. 이는 글로벌 판매네트워크를 구축한 글로벌 제약회사들을 활용해 수익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인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산업은 기술수출을 통해 기술과 자본력을 축적한 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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