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연초부터 내우외환에 직면해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 인수대금을 완납하면서 6년 만에 경영권을 되찾았지만 그룹 경영정상화를 향한 길이 가시밭 투성이다.
5일 금호아시나아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박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여러 차례 이윤을 강조했다.
“이윤 없이는 어떤 목적이나 목표도 달성할 수 없다.” “기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이윤뿐이다.” “이윤 극대화를 통해 올해 영업이익 목표를 기필코 달성하자.” “모든 조직이 우선순위를 가지고 이윤경영을 해달라.” “이윤이 나지 않는 것은 과감히 정리하자.”
박 회장이 강조한 말이다.
박 회장은 ‘창업초심’으로 돌아가 2016년을 그룹 재건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이 처한 경영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새해 첫 업무를 시작하는 임직원들에게 이윤을 그토록 강조한 것만 봐도 박 회장의 처지를 짐작할 수 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자금 7228억 원을 마련해 완납하고 경영권을 되찾는 데 성공했지만 이 과정에서 돈을 너무 많이 빌렸다.
인수자금 가운데 박 회장과 장남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자력으로 마련한 돈은 1521억 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대기업 투자와 금융권 차입 등으로 해결했다.
막대한 금융비용과 투자자 수익을 감안하면 박 회장은 돈을 버는 것은 물론이고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을 수 없다. 박 회장이 연말에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그룹 계열사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강도 구조조정에 따른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노조는 구조조정에 반대해 3일부터 김포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아시아나의 위기는 대우건설·대한통운의 잘못된 인수경영에서 비롯됐다”며 “인수 전 부채비율 200%대의 견실한 재무구조가 인수 후 600∼700%, 차입금을 통한 금호산업 재인수가 결정된 지금은 900%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
|
|
▲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5일 회사측의 경영 정상화 방안과 관련 경영진에 책임을 물으며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
노조는 “영업이익을 내도 이자비용을 충당하느라 당기순손실이 날 수밖에 없는 재무구조를 만든 것은 경영진”이라며 “구조조정의 칼날은 노동자가 아닌, 잘못된 경영으로 회사를 이 지경까지 내몬 경영진에게 향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박 회장은 대외 악재와 마주해야 한다. 경제개혁연대는 5일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과정에서 그룹 공익법인과 소속회사들이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보고 박 회장 등을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박 회장이 금호산업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세운 금호기업에 출자한 돈이 1301억 원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북호학원 등 그룹 공익법인들과 이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케이케이, 케이에프, 케이아이 등을 통해 650억 원을 출자했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금호기업이 채권단으로 금호산업 지분을 인수하면서 시가보다 3배 가량 비싸게 산 점도 문제로 삼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등 공익법인과 자회사들이 금호기업에 출자해 이처럼 높은 가격에 금호산업 주식을 사들일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오직 박삼구 회장의 사익에 따른 고가 매입이기에 주식매입을 승인한 이사들은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