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핀테크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KT가 금융플랫폼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B2B(기업 사이 거래)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T는 이미 클라우드원팀에서 협업하고 있는 핀테크기업 웹케시와 지분투자를 놓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사장은 올해 그룹 계열사 재편을 본격화하면서 KT가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사업은 인수합병 등을 통해 확보하거나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구 사장은 최근 한 언론인터뷰에서 인수합병 계획을 묻는 질문에 금융·핀테크분야에 관심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 기업의 디지털전환시장에 성장기회가 있다는 판단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웹케시는 국내 핀테크기업 가운데 첫 번째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B2B 전문 금융솔루션기업이다.
중소기업용 경리업무 전문 솔루션 ‘경리나라’를 주력으로 공공기관·대기업용 자금관리 솔루션인 '인하우스뱅크', 중견·대기업용 자금관리 솔루션 '브랜치' 등 다양한 규모의 기업 고객을 위한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웹케시는 국내 B2B 핀테크 솔루션분야에서 상당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웹케시의 경리나라는 유료회원이 3만 곳이 넘고 인하우스뱅크와 브랜치도 한 해 평균 매출 증가율이 10%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T와 웹케시가 클라우드원팀에서 함께 일하면서 실무진 사이에서는 B2B 금융플랫폼사업을 놓고 깊이 있는 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KT의 거대한 인프라와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웹케시의 B2B 금융 솔루션 모델이 결합하면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구 사장은 2021년 들어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면서 금융, 미디어, 로봇사업을 비롯한 성장사업을 키우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구 사장은 특히 금융과 미디어를 양대 축으로 앞세우고 있는데 미디어부문은 앞서 2020년 케이블TV 현대HCN 인수로 이미 판을 키워뒀다.
이에 올해는 금융분야에서 과감한 투자를 집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구 사장은 2020년 10월 경영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은 고객의 삶에 변화를 낳을 중요한 접점이자 핵심 플랫폼”이라며 “카카오뱅크와 다른 포지셔닝으로 금융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메신저플랫폼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금융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포지셔닝’은 기업시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구 사장은 2020년 자회사 BC카드를 최대주주로 세우는 방법으로 케이뱅크 유상증자 문제를 해결하면서 금융플랫폼사업을 본격화할 토대를 닦아뒀다.
그리고 올해 1월 케이뱅크 대표에 서호성 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부사장을 영입했고 연달아 2월에 BC카드 대표로 최원석 에프앤자산평가 대표이사를 데려왔다.
두 대표 모두 금융권에서 경력을 쌓아온 외부인사다.
KT는 BC카드 사장인사를 기존 계획보다 앞당겨 내놓았는데 여기서도 구 사장이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으로 전환에서 금융사업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KT는 올해 2월 케이뱅크 사옥도 BC카드와 같은 건물로 옮겨 금융계열사들의 사업 시너지를 더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구 사장은 임기 첫 해를 보내면서 디지털전환, B2B사업의 성장성을 확인받았다. KT는 2020년 매출이 소폭 줄어들었지만 클라우드 등 디지털전환사업부문 매출은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KT는 실적발표 뒤 디지털플랫폼사업 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더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