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2021-01-27 17:49:20
확대축소
공유하기
금융당국이 옛 라이브저축은행(현재 ES저축은행)에 영업 일부정지 6개월을 명령하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전 대표이사 포함 관련 임원들에게는 해임권고 등의 조치를 내렸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옛 라이브저축은행을 대상으로 2020년 금융감독원 검사를 진행한 결과 주식연계채권(CB‧BW) 담보대출을 집중적으로 취급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 금융위원회 로고.
이에 따라 ES저축은행에 영업 일부정지, 과징금, 임직원 제재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위 처분에 따라 ES저축은행은 1월28일부터 7월27일까지 6개월 동안 신규 유가증권 담보대출업무 영업을 할 수 없게 된다. 다만 기존 유가증권 담보대출 가운데 증액 없는 연장 또는 조건변경 등은 정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더해 과징금 91억1천만 원과 과태료 7400만 원이 부과됐다.
전 대표이사에게는 해임권고가 내려졌고 전 감사 및 전 본부장에게는 정직 3개월, 전 팀장 등 직원 5명에게는 감봉 3개월 조치가 내려졌다.
영업정지 제재로 ES저축은행은 앞으로 1년 동안 지점 등(지점·출장소·사무소) 설치가 제한된다. 이에 더해 2년간 할부금융업 영위 제한, 최대주주로서 금융업 진출시 3년간 인허가 제한 등 조치를 받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수 뒤 대주주 및 경영진 주도 아래에 모든 기간에 걸쳐 불법행위가 조직적, 반복적으로 발생해 건전경영을 훼손하는 등 불건전 영업행위의 비위 정도가 과중한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전 대주주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등과 관련해서는 사법당국에 이미 통보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앞서 옛 라이브저축은행 대주주는 감독당국의 주식취득 승인이 필요없는 모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2019년 8월5일 전 삼보저축은행의 경영권을 확보한 뒤 1년 만에 현재 경영진에게 매각했다.
이전 대주주가 저축은행을 운영하는 동안 라이브저축은행은 개별차주 신용공여한도를 초과 취급하고 차주가 신청한 대출을 대주주 계열사에 대여하도록 해 6600만 원의 부당이득을 대주주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금융감독원 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대표이사 등 임직원의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해 허위자료를 제출하는 등 검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다만 금융위는 이번 조치가 전 대주주 및 경영진의 위법행위에 따른 제재로 현재 저축은행의 건전성 악화 또는 지급불능위험 등에 따른 조치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영업의 일부정지조치는 여신업무 중 유가증권 담보대출 신규 영업에 국한하는 것으로 부동산담보대출과 소액신용대출 등 여신업무 및 예적금 등 수신업무는 정상적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라이브저축은행을 인수한 현재 경영진은 은행 이름을 ES저축은행으로 변경하고 유가증권 담보대출 규모를 크게 축소했다. 2020년 9월 말 기준 BIS자기자본비율은 15.7%로 비교적 안정적 상태라고 금융위는 평가했다.
앞서 저축은행업계는 일부 저축은행의 과도한 유가증권 담보대출 취급을 방지하기 위해 표준규정을 개정해 취급한도 등을 제한한 바 있다.
개정된 표준규정은 주식담보대출 및 주식연계담보대출을 각각 자기자본의 150% 이내로 취급(2020년 7월1 시행 및 시행후 1년내 한도초과 해소)하고 경영권 변동 후 1년 이내 기업의 담보취득을 금지하는 등 방안을 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식 취득 승인을 회피하는 편법으로 저축은행을 인수한 대주주의 불법행위에 앞으로도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며 "저축은행 인수시 감독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엄격히 운영될 수 있도록 우회인수 방식의 저축은행 지배를 방지하기 위한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