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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인수대금을 내고 금호산업을 되찾는다.
금호산업이 2009년 12월 워크아웃(기업개전작업)에 들어간 지 6년 만이다.
박 회장은 부실로 경영권을 빼앗긴 뒤 다시 되찾는 선례를 만들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4일 “29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금호산업 인수대금 7228억 원을 납입하고 경영권을 찾아오기로 확정했다”며 “박 회장이 인수대금을 완납하면 연내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고 워크아웃을 졸업하게 된다”고 밝혔다.
금호산업 인수에는 CJ그룹과 NH투자증권이 백기사로 나섰다. CJ그룹은 500억 원을 투자해 금호산업 3.5%를 사들였으며 NH투자증권은 인수금융으로 3천억원을 제공했다.
◆ 그룹 재건의 초석 마련
박 회장은 최근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금호기업을 지주회사로 설립했다.
박 회장이 금호기업을 통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지배구조는 박 회장→금호기업→금호산업→금호아시아나의 형태가 된다.
박 회장은 금호기업 지분 30.4%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등 대주주 일가는 금호기업 지분의 67.7%를 소유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를 계기로 그룹 재건의 초석을 마련했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을 위해 잰걸음을 걷고 있다. 계열사 임원진 등을 상대로 거의 매일 회의를 열어 내년도 경영계획 등을 일일이 점검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의 경영권을 찾아오는 대로 ‘제2의 창업’을 선언하고 계열사별 수익성 회복 방안을 밝힐 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올해 저유가 등으로 경영환경이 나쁘지 않았는데 영업이익 등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내년 초 그룹 재건 후 처음으로 실시할 인사도 주목된다. 박 회장이 ‘체질개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큰 폭의 ‘혁신 인사’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박세창 거취 ‘주목’
박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41)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향후 인사에서 사장에 승진할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박 부사장은 2012년 금호타이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해 4년째 부사장에 머물러 있다. 박 부사장은 올해 3월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가 주주협의회의 반대로 3일 만에 다시 물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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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
박 부사장이 앞으로 타이어가 아닌 항공 쪽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 부사장이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금호타이어를 계속 맡기보다 항공 쪽에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노조파업 등으로 3분기에 영업손실 60억 원 가량을 내며 5년6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제2의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의 출범을 앞두고 있는데 박 부사장에 대한 경영능력 시험이 에어서울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에어서울은 류광희 부사장만 사내이사로 선임돼 있어 공식 출범할 경우 경영진 추가 등 이사진이 새롭게 꾸려질 가능성이 크다.
에어서울은 10월 국토교통부에 국제항공운송 사업면허를 신청했는데 내년 2분기 취항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
박 부사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전까지 그룹 전략경영본부와 금호타이어에서 경영수업을 받았지만 항공사에서 근무한 경험은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