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HMM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할 수 있을까?
HMM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배재훈 사장이 그동안 디지털 전환과 직원소통, 재무구조 개선 등에서 성과를 보여 왔기 때문에 HMM 사장 선임과 관련해 변화보다는 안정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18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배 사장의 임기가 올해 3월27일 만료됨에 따라 HMM 정기 주주총회 전에 경영진 추천위원회가 구성돼 사장 선임과 관련된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HMM의 대표이사 선임과정은 산업은행의 경영진 추천위원회를 거쳐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만큼 조만간 배 사장의 연임여부가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해운업계에서는 HMM이 실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급격하게 수장을 바꿔 혼란을 초래할 필요는 없다는 점에서 배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배 사장은 2019년 3월 취임한 이후 지속적으로 운항비를 절감하는 방안을 찾고 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통해 HMM의 실적을 개선해 2020년 2분기에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2015년 1분기 이후 21분기 만에 달성한 흑자전환이다.
금융정보전문기업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2604억 원, 영업이익 8538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보다 매출은 13.5%, 영업수지는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배 사장은 이런 실적 호조에 힘입어 재무구조 개선에도 속도를 냈다.
HMM은 2020년 12월에는 2400억 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조달된 자금은 2021년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에 사용돼 HMM의 부채비율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배 사장은 컨테이너 선사인 HMM에 IT기술을 접목하는 디지털 혁신을 보여줬다.
배 사장은 HMM의 업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육상에서 바다 위에 있는 선박을 점검할 수 있는 종합상황실을 열기도 했다.
HMM은 이처럼 첨단 IT기술을 접목함으로써 태풍 등 위험요소를 피할 수 있게 됐고 운항에서 정시성을 확보할 수 있게 돼 고객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런 혁신은 2019년 현대상선(HMM의 옛 이름) 사장이 교체될 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강조했던 사항이기도 하다.
이동걸 회장은 2019년 2월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머스크 등 해운업계 대표적 회사들을 보면 회장이 IT업계 출신이다”며 “발상의 전환을 위해서는 현대상선에 IT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최근 HMM해원노조와 임금협상을 극적으로 마무리하며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의 부담을 덜고 관리자로서 소통능력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례적으로 임금협상에 직접 참여하며 HMM이 제시할 수 있는 것들을 솔직하게 밝혔고 9시간 넘는 마라톤 협상 끝에 합의를 이끌어내 물류대란을 막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HMM 사장 선임과 관련한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 대표이사 선임절차와 유사하게 경영진 추천위원회에서 HMM 사장 선임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