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e스포츠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e스포츠는 게임단 시스템의 구축, 기업들의 후원, 세계적 대회와 리그의 발달에 더해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사회 진입으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스포츠는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게임 대회와 리그 등을 말한다.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리그가 대표적이다.
KT는 e스포츠 콘텐츠 스트리밍과 제작, 유통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업을 추진하고 KT의 미디어 플랫폼에 e스포츠 전용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올레tv에 1인 미디어 제작자의 게임 해설방송부터 e스포츠 리그 생중계, KT e스포츠 구단의 자체 콘텐츠까지 모두 통합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는 점이다.
구 사장이 e스포츠를 KT 인터넷TV 등 미디어플랫폼을 차별화할 주력 콘텐츠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KT는 e스포츠에서 대회 등의 중계보다 게임전문 1인미디어 제작자들의 콘텐츠가 인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1인미디어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가 많이 소속해 있는 회사인 샌드박스와 손을 잡았다.
KT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보는 게임’ 관련 콘텐츠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고 그룹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요소가 많다”며 “e스포츠를 KT의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는 ‘무기’로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계속 힘을 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 사장은 2020년 케이블TV 현대HCN 인수 등을 성사시키며 미디어사업에서 ‘압도적 1위’를 하겠다는 포부를 내놓았다. 그런 그가 올해 신년사에서는 그룹 역량을 집중할 사업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꼽았다.
구 사장은 2020년 10월 취임 7개월 만에 연 KT 경영진 공식 간담회에서도 “KT그룹은 유료방송시장에서 가입자 1256만 명을 확보했는데 이는 국민의 4분의 1 수준이고 가구 수로 따지면 50%에 가까운 점유율”이라며 “2021년부터는 콘텐츠부분 역량 강화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런 구 사장의 의지 아래 KT는 콘텐츠 영역에서 바쁘게 움직였다.
웹소설, 웹툰사업을 하는 자회사 ‘스토리위즈’를 출범시켜 자체 콘텐츠 제작의 뿌리가 될 원천 지식재산 확보에 나섰고 드라마와 예능 등 분야의 자체제작 콘텐츠 비중도 늘려왔다. 나아가 상업영화도 자체제작해 유통하는 등 콘텐츠 역량을 쌓는 데 투자를 쏟고 있다.
다만 드라마나 영화 등 전통적 자체제작 콘텐츠는 경쟁자들도 모두 힘을 싣고 있는 부분이다. 지금의 미디어시장은 독자적 자체제작 콘텐츠라는 점만으로 이용자들을 유인하기엔 쉽지 않은 상황인 놓인 셈이다.
이에 KT는 e스포츠 콘텐츠를 인터넷TV 등 미디어사업에서 경쟁사와 차별화하는 콘텐츠로 삼으려는 전략을 펼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e스포츠 관련 콘텐츠는 글로벌 시청자 수 비중이 매우 높다. 대표적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경기의 사례를 보면 2019년 경기 결승전의 시청자 288만 명 가운데 약 84%가 해외 시청자였다.
해외진출 기회를 엿보는 구 사장의 콘텐츠사업 구상에 e스포츠는 적합한 콘텐츠인 셈이다.
무엇보다 e스포츠 관련 산업 자체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전통 스포츠 경기들은 진행도 어려워졌는데 ‘보는 게임’ e스포츠는 말 그대로 디지털시대 주류 스포츠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스포츠는 이미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임시종목으로 채택된 데 이어 올림픽 정식종목이 될 가능성이 커지는 등 전통 스포츠 못지않은 인기에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0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경기 ‘스프링 스플릿’의 국내 평균 시청자 규모는 2019년과 비교해 78.5% 늘어난 22만여 명을 보였다. 최고 시청자 수는 2019년보다 39.4% 증가한 107만 여명으로 집계됐다.
시장조사기관 뉴주에 따르면 글로벌 e스포츠 시청자 수는 2020년 4억9500만 명에서 2021년 5억5700만 명, 2023년에는 6억4600만 명으로 증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시청자 규모에서 35세 이하 젊은 세대 시청자가 전체의 80%를 차지해 e스포츠산업은 앞으로 더욱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