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수영 LG디스플레이 CTO 전무가 11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LG디스플레이 전시장에서 올레드의 장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널찍한 침대에 누우니 투명한 디스플레이가 발치에서 올라와 날씨정보와 TV프로그램을 보여준다.
초밥 레스토랑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몇 번 터치하면 요리사와 직접 대화하지 않아도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OLED)로 준비하는 미래 생활의 일부다.
11일 서울 마곡에 있는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2021의 온라인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실물 전시관도 함께 꾸며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가 CES에서 고객사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LG사이언스파크의 실물 전시관은 코로나19를 고려해 언론매체와 고객사 등 한정된 인원에만 공개했다.
전시관으로 들어가니 가장 먼저 투명올레드 안내판이 눈에 띄었다. 전시관 구조를 알리는 평범한 안내판부터 투명올레드로 만들어진 모습에서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의 실용성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전시관에서 83인치 올레드패널 신제품에 이어 가장 먼저 소개된 것은 ‘스마트홈’ 콘셉트의 올레드 제품들이었다.
침대에 누운 채 투명올레드TV를 볼 수 있는 스마트베드, 운동자세를 교정해주는 디스플레이 등을 보니 이른 시간 안에 실제생활에 널리 적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운동용 디스플레이는 벽에 설치된 채 레일을 따라 이동하는 기능도 갖췄다는 것이 특이했다. 운동뿐 아니라 스마트홈 제어, 개인일정 확인, 맞춤형 의상 추천 등 여러 용도에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직은 상용화 계획이 잡히지 않은 콘셉트 제품”이라면서도 “올레드가 다른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얇고 가볍기 때문에 가능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투명올레드는 레스토랑이나 지하철 콘셉트로도 소개됐다. 초밥 레스토랑처럼 꾸민 공간에서는 요리사와 손님 사이 가림막과 메뉴판 역할을 동시에 했다.
지하철에서 투명올레드는 창문을 대체하는 용도로 교통정보와 날씨 등을 보여줬다. 현재 중국 3개 지하철 노선에 적용되고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한국에도 들어오면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길이 덜 심심해질 듯 했다.
LG디스플레이는 투명올레드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된 올레드 제품들의 활용방안도 폭넓게 소개했다.
예를 들어 사무공간에 관해서는 회의를 위해 설치된 벽면 올레드패널을 터치해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 연동된 올레드 탑재 노트북에 동시에 글씨와 그림이 떠오르는 식의 활용방안이 제시됐다.
접는(폴더블) 올레드패널이 적용된 노트북도 눈길을 끌었다. 접으면 노트북으로, 펼치면 태블릿PC로 활용 가능한 구조였다. 또 터치펜으로 필기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해 보였다. 전시된 제품은 화면 크기가 13.3인치 수준이었지만 앞으로 더 큰 폴더블 노트북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다.
게임용 기기를 선보이는 공간에서는 휘어지는(벤더블) 올레드 모니터가 가장 인상 깊었다. 이 제품은 앞서 LG전자 등이 출시한 곡면 올레드TV와 달리 형태가 고정되지 않고 필요에 따라 평면이나 곡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벤더블 올레드 모니터는 운전석을 본뜬 레이싱 게임기에 탑재돼 있었다. 직접 운전석에 앉아 페달을 밟고 속도를 높이는 사이 평면이었던 화면이 곡면으로 바뀌었다. 모든 영상이 시야를 벗어나지 않게 돼 평평한 화면에서 게임을 즐길 때보다 훨씬 몰입이 잘 되는 것이 느껴졌다.
▲ LG디스플레이 48인치 벤더블 올레드 모니터. |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 제어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인 '디지털콕핏'을 새로 선보이기도 했다. 자동차 내부 여러 장소에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사각지대를 보여주거나 음악, TV시청 등을 제공했다.
또 앞서 TV로 나왔던 두루마리형(롤러블) 디스플레이가 소형화된 채 뒷좌석 가운데에 탑재돼 있었다. 크기와 상관없이 롤러블 폼팩터(제품 형태)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여겨졌다.
이밖에 어린이를 위한 책상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무인매장, 휴대할 수 있는 진단용 모니터 등 여러 제품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올레드를 찾게 될 공산이 크다고 본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이 확대되면서 디스플레이의 화질뿐 아니라 디스플레이를 보는 사람의 눈 건강도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레드패널은 액정 디스플레이(LCD)와 비교해 눈에 해로운 블루라이트(청색광)를 훨씬 적게 내보낸다. LCD에서 발생하는 화면 깜빡임(플리커) 현상이 없어 눈의 피로를 덜 유발하기도 한다.
올레드의 성능도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행사에서 기존보다 발광 효율을 20%가량 개선한 77인치 올레드패널 신제품을 공개했다. 기존 올레드패널은 유기소자의 한계로 밝기를 높이는 데 제약이 있었는데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로 스피커를 두지 않아도 화면 자체에서 소리를 낼 수 있는 시네마틱사운드 올레드(CSO)기술 역시 올레드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이 적용된 올레드패널은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얇으면서도 화면의 등장인물이 직접 말하는 것처럼 현장감을 개선한다고 LG디스플레이는 설명했다.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더 정확하고 좋은 색상과 눈에 좋은 것, 이 2가지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는 올레드뿐이다”며 “앞으로도 사람을 향하는 기술을 선도하며 최고의 디스플레이 솔루션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