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이 올해 초대형 컨테이너선박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세계적 추세인 선대 대형화에는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글로벌 해운선사들의 사업방향에 비춰볼 때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육상물류로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해운업 트렌드를 살펴볼 때 2000년대에는 속도경쟁을 했고 2010년대에는 대형화 흐름이 있었다면 2020년대에는 전후방 물류를 통합하는 종합물류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선대의 대형화 조건을 갖추고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해운선사들은 그동안 포트 투 포트(항구에서 항구까지)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최근에는 도어 투 도어(문에서 문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 아래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세계적 해운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는 2019년 8월 디지털예약 플랫폼 회사 ‘블랙벅’에 투자해 해상운송과 육상운송 통합운영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미국 창고 물류기업인 퍼포먼스 팀을 인수하고 철도회사 및 항공회사 등과 협약을 맺는 등 변화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머스크 외에도 중국 국영기업인 코스코(COSCO)도 말레이시아 물류기업 4개를 한꺼번에 인수하고 그리스 철도수송기업 지분을 확보하는 등 물류사업을 확대하는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 해운업체인 CMA-CGM은 2019년 글로벌 물류기업인 세바 로지스틱스(CEVA Logistics) 지분을 인수하면서 육상운송시장을 향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배 사장은 특히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선사들은 저마다 종합물류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채비를 속속 갖춰나가고 있다”며 “HMM도 해운업이라는 한계 속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고 종합물류기업에 대한 의지와 관심을 지니고 미래를 설계해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에서는 배재훈 사장이 과거 물류회사를 지휘한 경험이 있는 만큼 HMM의 육상물류서비스 확장도 능숙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배사장은 고려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LG전자를 거쳐 물류회사인 범한판토스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배 사장은 HMM의 육상물류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부서인 물류서비스전략TF를 2019년 출범시키기도 했다. 다만 이 부서를 책임지고 있던 김진하 전무가 지난해 퇴사하면서 새로운 인재를 찾아야 한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HMM이 최근 선대의 대형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지만 글로벌 선사들은 외형 확장에 더해 사업영역도 넓히고 있다”며 “배재훈 사장이 물류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해 HMM을 세계적 흐름에 맞춰 변화하도록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