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해원연합노동조합(HMM 해원노조)이 쟁의행위 여부를 묻는 조합원 투표에서 압도적 찬성을 얻으면서 새해부터 HMM가 해운물류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HMM은 HMM 해원노조가 파업을 하게 되면 대체 선원인력을 찾기 어려운 만큼 임금협상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 배재훈 HMM 대표이사 사장.
28일 해운업계에서는 HMM 해원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 국내 수출기업들은 제품 운송에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늘고 있다.
HMM은 최근 컨테이너 선박 부족으로 미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기업들을 위해 임시선박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대표 국적 원양 컨테이너 선사로서 수출기업과 호흡을 맞춰왔다.
현재 컨테이너 선박 운임도 급등하고 있어 HMM 해원노조가 파업을 강행하게 되면 수출기업들로서는 이중고를 겪게 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상하이 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5일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2641.87 포인트를 나타내며 2009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수출기업 일각에서는 컨테이너 선박 대신 벌크선박이나 항공기에 화물을 실어 보내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HMM 해원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 HMM 실적도 영향을 받을 공산이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이 올해 거둘 영업이익 전망치는 평균 8210억 원으로 파악된다. 2010년 이후 10년 만에 영업흑자를 내는 것이다. 매출은 6조1965억 원으로 2019년보다 12.4%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좋은 실적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올해 HMM이 2만4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12척을 만선으로 운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초에 HMM 해원노조가 파업을 감행하게 되면 HMM의 실적을 뒷받침하던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의 운영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HMM에 따르면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에는 30여 명의 선원이 탑승하는데 일부만 탑승을 하지 않더라도 나머지 인원의 업무 부담이 커져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게다가 HMM은 현재 다른 선원 인력을 수급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HMM 관계자는 “HMM 해원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 다른 곳에서 선원 인력을 수급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대한 협상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HMM 해원노조는 31일로 예정된 중앙노동위원회 주재 2차 노사 조정회의에서도 임금협상이 결렬되면 2021년 1월1일부터 승선거부 등 쟁의행위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정근 HMM 해원노조 위원장은 “최종 조정회의가 남아있지만 조정안이 선원들을 외면하고 회사 측에 유리하게 나오면 곧바로 쟁의행위에 돌입하겠다”며 “급여를 8%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은 많지 않아 회사의 사정에 크게 무리를 주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해운물류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노사가 협의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회사와 채권단은 뒷짐만 지고 있다”며 “급여인상 문제는 직원들의 대우와 관련된 문제”라고 덧붙였다.
HMM 해원노조에 따르면 조합원 369명을 대상으로 2020년 임금인상을 놓고 쟁의행위 여부를 묻는 투표를 26일 진행한 결과 333명이 참석해 97.3%(324명)가 찬성표를 던졌고 기권은 36명에 불과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