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할까?
최근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맞는 권 행장에게도 시선이 몰린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사장단인사에서 유력 은행장후보들의 거취가 결정되면서 권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권 행장은 은행권에서 이례적으로 1년 임기를 부여 받으며 올해 3월 취임했다. 업계에서는 1년이라는 기간이 성과를 보여주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라는 점을 들어 연임 길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18일 우리금융지주 임원 인사 이후 권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행장후보로 거론되던 후보자들이 계열사 대표 등으로 정해지며 거취가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권 행장과 함께 올해 3월 우리은행장후보에 올랐던 김정기 우리금융지주 사업관리부문 부사장은 우리카드 대표이사로 추천됐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사내이사에 올라 2인자로 평가되는 이원덕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은 지주업무를 총괄하는 수석부사장에 내정됐다.
손 회장이 우리은행 글로벌부문장 시절부터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상무로 손발을 맞춰온 박경훈 우리금융지주 재무부문 부사장은 아주캐피탈 대표이사로 정해졌다.
권 행장으로서는 유력한 행장 경쟁자들이 사라진 셈이다.
권 행장이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으로 조직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행장에 올라 안정적 조직운영 능력을 보여준 점도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2021년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며 저금리, 디지털영업환경 변화 등 불안정한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행장 인사를 실시한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기존 행장이 모두 연임되며 조직안정에 방점을 찍는 흐름이 뚜렷했다. 특히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금융권에 통상적으로 주어지는 '2+1' 임기를 마쳤음에도 추가로 2년 임기를 보장받았다.
권 행장이 올해 조직 안정화를 기반으로 내년 주요한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사업 연결성을 위해서도 다시 한번 우리은행장을 맡길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권 행장도 디지털분야에서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마이데이터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22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사업자 예비허가를 받았다. 우리은행을 비롯한 예비허가를 받은 21곳은 본심사를 거쳐 내년 2월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권 행장은 마이데이터 예비허가가 나기 전부터 선제적으로 200억 원 규모의 시스템 구축에 나선 만큼 곧바로 마이데이터사업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우리은행은 비이자수익 확보를 위해 새로운 자산관리 채널인 'PCIB 점포'를 신설하는 등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을 투자금융과 결합하고 있는데 권 행장이 솜씨를 보일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권 행장은 2017년 2월 우리은행 투자은행(IB)그룹 부행장을 역임하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도 이끌었다. 2018년 2월에는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에 올라 50조 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는 등 투자에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3년 우리금융지주 홍보실장, 2014년 우리은행 홍보실장에 이어 대외협력단장을 맡으며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행장 연임 여부는 내년 초 자회사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거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은행장 후보추천을 위한 자회사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는 1월22일 열렸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