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미 기자 sbomi@businesspost.co.kr2020-12-21 16: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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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욱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이 2021년에도 고부가 소재 신사업을 넓히기 위해 인수합병이나 합작법인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임기 첫 해인 올해 IT(정보기술)소재 종합솔루션회사로 도약을 내걸고 인수합병과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고부가 핵심소재로 발을 넓히고 있는데 이런 기조를 내년에도 이어갈 공산이 커 보인다.
▲ 이용욱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
21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해보면 SK머티리얼즈는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컨센서스) 651억 원을 넘어선 66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 전체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11.1% 증가한 2386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SK머티리얼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회사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패널 제조에 사용되는 삼불화질소(NF3), 육불화텅스텐(WF6), 모노실란(SiH4), 전구체 등 특수가스를 주력으로 한다. 철강과 화학, 조선 등 대부분 산업군에 사용되는 산업가스도 생산한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트랜드 확산으로 전자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회로 형성에 필요한 특수가스 등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급증해 실적을 확대할 수 있었다.
SK머티리얼즈는 2016년 2월 OCI를 떠나 SK그룹으로 인수됐다. 그 뒤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017년 1477억 원, 2018년 1829억 원, 2019년 2148억 원으로 해마다 늘어나면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SK머티리얼즈가 이런 성장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로는 고부가 소재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 꼽힌다.
SK머티리얼즈 관계자는 “SK머티리얼즈는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 전망이 밝은 고부가가치 소재사업을 키워오고 있는데 이런 점이 실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끊임없이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반도체소재사업은 기술장벽이 높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체적 기술 개발과 함께 인수합병이나 합작법인 설립 등을 병행하는 전략이 선호되는 편이다.
미국의 종합소재업체 인테그리스는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성장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인테그리스는 최근 5년 동안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회사인 ATMI를 시작으로 DSC와 MPD케미칼을 비롯한 10곳 정도를 인수해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특히 MPD케미칼을 통해 유기금속 소재 등 첨단소재 개발에 힘쓰며 반도체소재 생산능력을 강화했다.
이에 힘입어 인테그리스는 2015년 매출 10억 달러를 처음 넘기기 시작하면서 2016년 11억 달러, 2017년 13억 달러, 2018년 15억5천만 달러, 2019년 15억9천만 달러로 해마다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용욱 사장 역시 임기 첫 해인 올해부터 공격적으로 신사업을 키우고 있다.
2월에는 금호석유화학으로부터 전자소재사업부를 인수해 포토레지스트 생산기술을 확보했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생산과정의 노광공정(기판에 빛을 쏘아 회로를 인쇄하는 공정)에 쓰이는 반도체소재다. 이 소재는 시장성장 전망이 밝은 데다 일본 화학회사들이 전체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사장의 선택을 증권업계에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포토레지스트시장은 2019년 33억 달러(3조9천억 원가량)에서 연평균 6.1%씩 성장해 2024년 45억 달러(5조3천억 원가량)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장은 11월에는 디스플레이용 올레드소재까지 신사업영역을 넓혔다.
일본 JNC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올레드소재 가운데서도 기술 난도가 가장 높은 청색 도판트 특허기술까지 확보해 고부가 중심의 소재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청색을 시작으로 나머지 적색, 녹색 등 올레드소재로 확장할 계획도 세웠다.
포토레지스트와 올레드소재 모두 SK머티리얼즈의 신사업 진출분야로 증권업계에서 예상했던 품목이다.
SK머티리얼즈가 다음 진출한 고부가가치 분야로는 포토슬러리가 꼽힌다. 포토슬러리는 반도체 표면에 회로를 형성하기 위해 연마하는데 쓰이는 핵심소재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소재 가운데서는 SK그룹의 미래형 포트폴리오에 따라 포토레지스트사업에 이어 포토슬러리 등 독과점 소재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고성장, 고부가가치 IT소재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그룹 차원의 반도체 수직계열화 전략도 이용욱 사장의 신사업 확대전략에 힘을 보탠다.
SK머티리얼즈는 SKC와 함께 반도체소재를 담당하는 가장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이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기 전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반도체 육성 의지와 맞물려 SK머티리얼즈는 여러 업체를 인수합병하며 몸집을 빠르게 키워왔다.
SK머티리얼즈는 IT소재 솔루션 플랫폼과 반도체소재 통합분석센터를 구축하며 고객사에 맞춤형 소재 컨설팅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솔루션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이용욱 사장은 홈페이지 CEO 인사말을 통해 “SK머티리얼즈는 빠르게 변화하는 IT소재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톱티어 종합소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