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지급여력비율은 여전히 낮다.
롯데손해보험의 3분기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192.9%.로 금융감독원의 권고치는 150%이지만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최소 200%는 넘어야 IFRS17을 맞출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손해보험사 가운데 지급여력비율이 200%보다 낮은 곳은 롯데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뿐이다. MG손해보험의 3분기 지급여력비율은 172.76%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다.
2023년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부채 평가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뀌게 된다. 보험사 부채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지급여력비율이 크게 떨어지고 이는 금융당국의 규제대상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유상증자, 후순위채 발행,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 대표가 롯데손해보험 지급여력비율을 높이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올해 상반기에도 9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다만 앞서 후순위채 발행액 900억 원 가운데 400억 원이 미청약되는 등 수요예측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수요예측에 또다시 실패한다면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상증자도 선택지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사모펀드는 인수한 회사의 체질을 단기적으로 개선한 뒤 몸값을 높여 재매각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 만큼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흥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최 대표가 자본확충을 통한 지급여력비율을 개선하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순이익을 끌어올리며 수익성 개선에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인력감축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롯데손해보험은 3분기 누적 순이익 708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105.4% 늘었지만 인건비 축소와 자동차보험금 지급감소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컸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롯데손해보험 대표에 오른 뒤 인력감축부터 단행했다. 지난해 3분기 1705명에 이르던 임직원 숫자는 올해 3분기 1242명으로 27.2% 줄었다.
올해 발생한 인건비는 436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80억 원(29.2%) 감소했다. 최 대표는 복리후생비와 광고비 등 일반관리비도 237억 원(26%) 줄여 400억 원이 넘는 비용을 절감했다.
최 대표는 손해율이 높아 손실을 보던 자동자보험은 보험료를 높이고 불량물건은 인수를 거절하는 등 자동차보험의 비중을 축소했다. 이에 자동차보험금 지출 감소에 따른 이익이 677억 원 발생했다.
최 대표가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사이 롯데손해보험의 매출은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원수보험료는 1조65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줄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해보험은 하반기 들어서 지급여력비율을 업계 마지노선인 200% 수준까지 끌어올렸지만 새 국제보험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며 “순이익 등 겉으로 보이는 경영수치는 좋아 보이지만 좀 더 깊게 살펴보면 불안요소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