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해외주식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주식부문에서 영향력이 커지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토스증권 및 카카오페이증권과 젊은 고객 유치경쟁에서도 힘을 받을 수 있다.
15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통합증거금서비스를 조만간 도입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올해 통합증거금서비스 도입을 목표로 추진해왔지만 예상보다 늦어졌다”며 “2021년 초에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통합증거금서비스는 별도 환전 없이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고 일반적으로 환율우대도 적용돼 고객에게 유리하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유안타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통합증거금서비스를 비롯해 해외주식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해외주식 거래수수료는 국내주식 거래수수료보다 높은 편이다. 키움증권은 0.1%의 해외주식 거래수수료를 적용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주식 거래수수료(0.01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증시 호황 및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해외주식 고객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익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 누적 거래금액은 1680억 달러(약 183조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8억 달러(약 40조 원)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해외주식 거래금액은 1분기 274억 달러, 2분기 434억 달러, 3분기 620억 달러로 꾸준히 늘고 있다.
키움증권의 3분기 기준 전체 수탁수수료수익에서 해외주식 비중은 9.6%로 1년 전보다 7.7%포인트 급증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지수 및 종목에 관심이 높아졌고 수익률도 높아졌기 때문에 앞으로 해외주식 약정수수료의 실적 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 등 핀테크기업의 증권업 진출로 해외주식부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키움증권의 입지를 공고히 다져야 할 필요도 있다.
토스증권은 국내주식 중개서비스를 출시한 뒤 해외주식 중개서비스도 빠르게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출범과 동시에 고객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국내주식 중개서비스와 해외주식 중개서비스 출시 간격이 아주 크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증권도 기존에 금융상품 판매 위주의 전략을 추진해왔지만 최근에는 국내·해외주식 중개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관련 인력을 적극 채용하고 있다.
특히 키움증권이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의 증권업 진출에 따른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기존 대형 증권사들보다 젊은 고객들이 많은데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주요 고객 연령층이 낮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3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전체 해외주식 고객 수 가운데 20~30대가 72% 정도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전체 해외주식 약정금액에서는 약 51%를 차지했다.
이처럼 해외주식 거래고객은 낮은 연령대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해외주식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젊은 고객 유치경쟁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다.
해외주식부문에서 키움증권의 존재감은 부쩍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474억 원의 해외주식 수탁수수료수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329.8% 급증한 수치다.
미래에셋대우(179%), 삼성증권(191%), 한국투자증권(241%) 등 다른 증권사들과 비교해도 압도적 증가율이다.
해외주식 수탁수수료수익 순위에서도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9위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순위가 크게 상승했다.
해외주식시장 점유율도 2019년 3분기 6%에서 2020년 3분기 26%로 대폭 높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