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태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실적 회복흐름을 이어가며 재무 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는 코로나19 등 보험사의 경영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획과 재무부문의 강점을 살려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 김인태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
14일 NH농협금융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인태 NH농협생명 대표이사 내정자 선임에는 기획과 재무부문 전문성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김 내정자는 은행과 지주를 거치며 경영관리의 식견과 기획, 재무 분야의 맞춤형 경력을 인정받았다”며 “저금리 기조에서 보험사의 운용수익률이 저조한 가운데 합리적 리더십을 통해 농협생명을 안정적으로 키울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농협 안에서 대표적 기획 전문가로 꼽힌다.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2007년 농협중앙회 정부과천청사지점 지점장, 2009년 농협중앙회 금융기획부 시너지개발팀 팀장, 2010년 농협중앙회 금융기획부 금융기획팀 팀장을 지냈다.
2012년부터 NH농협은행으로 이동해 전략기획부 기획조정팀 팀장, 2014년 의정부지부 지부장, 2016년 수신업무지원센터 센터장, 2017년 인사부 부장, 2018년 종합기획부 부장 등을 거쳤다.
2019년 NH농협금융지주 마케팅부문 부문장에 이어 올해는 NH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 부사장을 맡았다.
김 내정자의 경력을 살펴보면 보험부문을 맡았던 경험이 없었는데도 보험사의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저금리 저성장 흐름이 이어지면서 보험업황이 악화한 가운데 코로나19 등으로 금융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보험분야의 전문성을 세세하게 살리는 경영보다는 기획과 재무 전문가를 선임해 방향성을 잡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내정자는 대표이사 취임 이후 NH농협생명의 실적 회복세를 이어가는 데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생명은 2018년 순손실 1183억 원을 낸 뒤 2019년 흑자전환했다. 올해는 3분기 누적 순이익 643억 원을 거둬 실적 회복세가 가파르다.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 체질 개선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지만 기존 저축성보험의 비중이 아직 상당한 점을 고려하면 재무 건전성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보장성보험의 신계약 금액 비중은 올해 상반기 90%를 넘겨 91.9%로 집계됐다. 보장성보험의 판매건수는 전체 신계약건수 가운데 97%에 이른다. 하지만 전체 보유계약 가운데 저축성보험의 금액 비중은 아직 34.9%에 이른다.
저축성보험은 한 번에 들어오는 금액이 크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보험료 수익을 올리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2023년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평가돼 책임준비금 부담이 커진다.
반면 보장성보험은 장기간 꾸준히 보험료 수익이 발생하고 책임준비금 부담도 저축성 보험보다 낮다.
대표적 재무 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올해 유상증자와 채권재분류가 이뤄져 지급여력비율이 314.9%까지 올랐지만 저금리 상황에서 이뤄진 채권재분류는 금리가 상승하면 손실을 볼 수도 있는 만큼 NH농협생명 자체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내정자는 1962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났다. 고양종고등학교를 마치고 국민대학교 금속공학과를 나왔다.
김 내정자의 임기는 2021년 1월1일부터 2022년 12월31일까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