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앞으로 5~7년 가량은 전기차 양산을 위해 배터리를 자체생산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4일 “현대차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양산일정에 맞춰 점진적으로 전기차배터리를 일부만 자체 생산할 것”이라며 “앞으로 5~7년 동안은 배터리 자체생산 비중이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사장. |
현대차는 최근 증권사 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미래전략을 소개한 CEO인베스터데이에서 미래 전기차시장 목표로 2025년 판매 56만 대, 2030년 출하비중 19%를 제시했다.
송 연구원은 이를 기준으로 현대차의 전기차배터리 구매액이 2020년 약 1조2천억 원에서 2030년 약 4조9천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재 현대차 배터리 구매액이 전체 재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지나지 않는다”며 “배터리 자체생산은 개발과 시설투자 대비 비용절감 효과가 작아 현대차는 단기적으로 내재화 수요가 없다”고 바라봤다.
현대차가 국내 배터리업체들과 협업에 만족하고 있다는 점도 당장 자체생산을 추진하지 않을 요인으로 꼽혔다.
현대차는 CEO인베스터데이와 전기차 전용 플랫폼 발표회 등에서 배터리 기술개발을 지속 추진하고 있으나 지금은 국내 배터리업체와 협업에 만족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송 연구원은 “이는 현대차가 배터리 개발능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원가구조 파악과 납품가격 협상력 강화를 추진하고 대규모 투자와 높은 생산 효율성이 필요한 전면적 제조에는 당장 참여하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다만 전기차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하면 현대차 역시 내재화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는 2030년이 되면 배터리 구매액이 전체 재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송 연구원은 “2030년이 되면 절대규모가 커지는 만큼 현대차도 배터리 자체제작의 필요성이 일부 생길 것”이라며 “기존 배터리업체의 기술 우위가 분명한 상황이 지나면 현대차의 내재화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대차는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되는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해 현재 기술 개발에 힘을 싣고 있는데 2025년 전고체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시범양산하고 2030년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