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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겸 광주은행장. |
JB금융이 작은 몸집 덕분에 오히려 주목받고 있다.
금융시장이 급변하면서 대형 금융지주들이 커다란 몸집 때문에 변신을 놓고 진통을 겪는 반면 JB금융은 오히려 작은 몸집으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한 회장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점포들은 과감히 축소하고 수도권에 소형점포를 늘려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대형 은행들이 지점을 축소하고 싶어도 인력 구조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과 대비된다.
김 회장은 주력 영업대상을 중서민과 중소기업으로 잡고 소매금융에 집중하고 있다. 이 덕분에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대기업 여신이 거의 없어 대기업 구조조정 위험에서도 자유롭다.
JB금융은 올해 3분기에 순이익 391억 원을 거둬 순이익이 지난해 3분기보다 122.7% 늘었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도 115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7% 증가하고 있다.
JB금융은 지방 금융지주에서도 몸집이 가장 작지만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유연한 점포운용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JB금융이 조직 슬림화와 점포 소형화에 성공하며 금융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JB금융 계열사인 광주은행의 전체 영업점 수는 지난해 9월 기준으로 145곳에서 올해 10월 기준으로 128곳으로 줄었다.
김한 JB금융 회장 겸 광주은행장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점을 빠르게 정리하고 수도권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JB금융 산하의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4~5명의 직원과 2층 이상에 기반을 두는 미니점포 전략으로 수도권 영업망을 확충하고 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개설한 영업점포 수는 지금까지 모두 36곳에 이른다.
특히 광주은행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도권 영업점이 4곳(서울영업부, 강남, 양재, 여의도)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17곳으로 늘렸다.
이런 덕분에 저금리 기조로 대부분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광주은행의 올해 3분기에 순아지마진이 2.19%를 기록해 2분기보다 0.01%포인트 상승했다.
JB금융의 수도권 소형점포는 중소기업이나 일반 서민들처럼 대출 수요는 많지만 쉽게 시중은행을 이용하지 못했던 고객들을 유치하는 데 주력했다. 이런 전략 때문에 직원 1인당 매출액이 시중은행과 맞먹는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은 “편의점처럼 크기가 작아도 직장인이나 서민고객들이 부담없이 방문하는 분위기의 은행을 만들고자 한다”며 “은행이 굳이 1층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번화가 건물의 2층이나 3층에 영업점을 계속 낼 것”이라고 말했다.
JB금융 관계자는 “JB금융은 대형 은행들과 달리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점포를 늘리고 줄이는 데 유연성을 발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이나 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고객들의 비대면 채널 이용이 늘면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영업지점을 줄이려고 하지만 인력 조정 문제 등이 얽혀 영업점 통폐합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JB금융의 총자산은 3분기 기준으로 38조2천억 원 수준으로 업계 1위인 신한금융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지방 금융지주사인 BNK금융과 비교해도 약 40% 규모에 그친다.
그러나 JB금융은 대형 금융지주 틈바구니에서 작은 몸집을 활용해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JB금융은 은행조직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조직슬림화 및 점포소형화 등 경영진의 결정과 실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핀테크 중심의 환경변화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향후 변화가능성이 가장 높은 은행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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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겸 광주은행장(가운데)이 11일 광주은행 인천 구월동지점 개점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 서민·중소기업 대상 소매금융에 집중
JB금융의 또다른 장점은 대기업 여신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기업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구조조정 대상기업에 대출해준 은행들은 그만큼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황 연구원은 “JB금융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전체 대출자산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은행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JB금융은 12월 결정될 대기업 구조조정에 관련된 충당금 영향을 다른 금융회사보다 덜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JB금융의 대기업 여신 비중이 낮은 것은 거점지역인 전라도에 있는 대기업이 많지 않은 데다 김한 회장이 중소기업과 중서민 위주의 소매금융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광주은행을 인수한 뒤 대기업 여신을 줄이는 작업에 곧바로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그룹을 제외하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두 곳의 대기업 여신잔액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부실 위험이 높긴 하지만 부실이 발생해도 그 규모가 5억~10억 원 안팎으로 크지 않다”며 “중소기업들도 자금난을 겪더라도 지방은행 돈은 먼저 갚아야 할 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은행의 경우 올해 3분기에 중소기업 중심으로 원화 대출금액이 2분기보다 5% 늘어났다.그러나 3분기에 부실채권비율(NPL)과 연체율은 2분기보다 각각 0.26%포인트, 0.02%포인트 낮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