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0-12-09 15: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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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트리비앤티가 뇌종양의 다양한 적응증을 대상으로 치료제 임상 개발에 나서며 미국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다만 지트리비앤티가 개발하는 치료제의 적응증이 모두 희귀질환인 데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보여 임상시험 진행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양원석 지트리비앤티 대표이사.
9일 지트리비앤티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트리비앤티의 신약 후보물질 ‘OKN-007’을 두고 산재적 내재성 뇌교종(DIPG)을 대상으로 한 임상계획에 적극적으로 동의해 내년 초에는 임상1/2상시험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트리비앤티는 OKN-007을 산재적 내재성 뇌교종과 교모세포종(GBM) 치료제로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앞서 OKN-007은 2016년에는 교모세포종 치료제로, 2020년에는 산재적 내재성 뇌교종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각각 희귀의약품에 지정돼 임상2상을 마치면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특히 희귀 소아질환인 산재적 내재성 뇌교종을 적응증으로 해서는 임상1/2상을 마친 뒤에 조건부 허가가 아닌 정식 허가를 받을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트리비앤티는 2017년에는 바이오마린파마슈티컬이 바텐병 치료제로, 2019년 사렙타테라퓨틱스가 뒤센형 근이영양증 치료제로 각각 임상1/2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정식 판매허가를 받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산재적 내재성 뇌교종은 소아의 뇌간에서 발생하는 희소암으로 수술과 항암제 치료도 어려워 방사선 치료 이외에는 치료법이 없고 진단 후 24개월 안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 질병이다.
현재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시장규모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환자 1명당 치료비는 30만~50만 달러로 추정된다.
다만 유럽과 미국에는 산재적 내재성 뇌교종 환자가 600명에 불과해 임상시험에 필요한 환자 모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트리비앤티는 비임상 단계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임상1/2상에서 대조군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임상1/2상시험에서는 실제 OKN-007을 투약해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할 환자만 확보하면 돼 환자 모집의 어려움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트리비앤티는 현재 OKN-007의 교모세포종 치료제 임상2상도 미국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교모세포종은 전체 뇌종양에서 12~15%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발생 빈도가 높다.
더욱이 교모세포종은 일반적으로 수술로 최대한 종양을 제거하고 난 뒤 방사선 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해도 재발 가능성이 높아 생존기간은 12~15개월에 그치고 5년 생존율이 5% 이하에 불과해서 새로운 치료제를 향한 수요가 높다.
지트리비앤티는 OKN-007의 임상1상을 통해 환자의 생존기간이 21개월가량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임상2상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교모세포종 치료제시장 규모는 2024년에 3조6천억 원까지 커지는데 특히 미국은 2024년에 2조1천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트리비앤티는 올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교모세포종 치료제 임상2상시험을 승인받은 뒤 11월에 처음 환자에 약물 투여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환자 2명에만 투약이 이뤄 교모세포종 치료제 임상2상시험도 환자 모집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트리비앤티는 이와 관련해 “환자를 모집하고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의 생존기간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2년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동안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과 교모세포종이 희귀질환인 탓에 임상2상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미국 현지 병원이 모두 규모가 크고 저명한 만큼 환자모집과 임상시험 진행에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교모세포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2상은 미국 병원 6곳에서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트리비앤티 관계자는 “OKN-007이 뇌종양의 다양한 적응증에 관해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산재적 내재성 뇌교종, 교모세포종 외에도 추가적으로 적응증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