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두 회사는 7월 벌어진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경쟁에서 승리했다.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재승인 심사에서 승자가 된 신세계와 두산 주가도 부진하다. ‘승자의 저주’에 빠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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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호텔신라 주가는 11일 전일보다 4.07%(3900원) 내린 7만9천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호텔신라 주가가 8만 원선이 무너져 내린 것은 지난해 1월 말 이후 처음이다. 호텔신라 주가는 8일부터 나흘 연속으로 하락했다.
호텔신라 주가는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직후인 7월17일 14만3천 원까지 치솟으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그러나 그 뒤 줄곧 내림막길을 걸으며 최고가에서 현재 40% 이상 빠졌다.
호텔신라 주가가 이처럼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면세시장 경쟁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사업권을 겨냥한 신규 진입자들의 도전과 기존 사업자들의 방어전이 치열해지면서 경쟁 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호텔신라도 기존 지배적 사업자들이 신규 면세사업자 대비 경쟁우위를 입증해야 우려감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주 흥국증권 연구원도 “호텔신라는 그동안 면세점 기업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로 시장의 기대가 집중됐지만 상장 면세점 기업이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희석이 우려된다”며 “당분간 주가는 횡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사업자 선정을 전후해 상한가 행진이 이어져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도 11일 3.46% 내려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는 7월 초까지만 해도 5만 원대 초반에 머물다 면세사업자 선정효과에 주가가 급등해 7월17일 22만500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그 뒤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고 최고가에서 반토막났다.
호텔신라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12월 말 각각 서울 용산과 여의도에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의 1차 개장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면세사업의 경쟁심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두 회사 주가가 개점 효과에 따른 반등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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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 |
최근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따낸 신세계와 두산도 주가만 놓고 보면 재미를 보지 못했다. 심사발표 직후 ‘반짝’ 급등했던 상승분을 거의 반납하고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면세사업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존 사업자나 신규 사업자 모두 명품 브랜드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이 5년 만에 재승인 심사를 받아야 하는 한시적 사업이란 점이 부각되고 있는 점도 면세사업의 매력도를 떨어트리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면세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쇼핑객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재정부는 10일 소비 활성화를 위해 중국인이 해외에서 많이 사는 고가품과 일용품 등 27개 품목의 수입관세를 내년 1월1일부터 절반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수입관세 인하 정책을 펴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이전보다 면세점에서 돈을 덜 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면세점 매출규모 1위인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경우 지난해 올린 매출 1조9763억 원 가운데 1조4천억 원이 중국인 지갑에서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