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내년 상반기에 ING생명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코웨이와 씨앤앰 등을 매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이 ‘알짜기업’인 ING생명을 팔아 투자금 회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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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
10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내년 상반기 중에 ING생명 매각절차를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을 다시 팔지 않겠다고 금융위원회와 약속했던 기간이 올해 말로 종료된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12월 ING생명을 인수할 때 ‘먹튀’ 논란을 막기 위해 2년 동안 재매각을 하지 않겠다고 금융위원회에 약속했다.
ING생명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26조8270억 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ING생명은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2013년 12월 자산규모가 23조8928억 원이었는데 3조 원 가량이 늘었다.
ING생명은 상반기에 1778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MBK파트너스에 인수될 당시인 2013년 같은 기간에 순이익이 729억 원이었는데 2배 이상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ING생명은 중산층 이상의 고객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보험설계사 조직도 탄탄하다”며 “보험업을 보강하려는 금융지주사와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다른 사모펀드(PEF)들이 ING생명의 매각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가 올해 국내에서 ‘바이아웃’ 수익을 내지 못한 점도 ING생명 매각을 재촉하고 있다. 바이아웃은 기업을 사들여 실적을 개선한 뒤 더 비싼 값에 되팔아 차익을 얻는 방식을 말한다.
MBK파트너스는 올해 초부터 코웨이, 씨앤앰, HK저축은행의 매각을 추진했다. 김병주 회장도 3월 “지금은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펀드 투자금을 회수하기에 가장 좋은 기간”이라고 말했다.
코웨이는 11월30일 실시한 매각 본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매각이 사실상 불발됐다.
또 씨앤앰 매각작업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HK저축은행의 경우 인수후보인 JC플라워스와 가격협상에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투자차익을 얻기 위해 코웨이와 씨앤앰 등을 원하는 매각가격에 팔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MBK파트너스가 투자금을 빨리 회수하기 위해 지분 100%를 보유했으며 실적도 좋은 ING생명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가 ING생명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대에 걸맞은 가격을 받아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의 매각가격으로 2조4천억 원 이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12월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400억 원에 인수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와 국제회계기준(IFRS) 2단계 도입 등으로 생명보험업계의 경영환경이 점차 악화되는 상황”이라며 “KDB생명, PCA생명, 알리안츠생명 등도 내년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커 MBK파트너스가 ING생명 매각을 추진할 경우 기대한 만큼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