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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 주인찾기 급물살, 누가 인수에 나서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12-09 17: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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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비금융 자회사 매각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산업 매각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면서 누가 인수에 나설지 주목된다.

◆ 산업은행이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매각에 나선 까닭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26.75%(2608만 주)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이고 한화테크윈, 현대자동차, DIP홀딩스 등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을 보면 한화테크윈 10%, 현대자동차 10%, DIP홀딩스 5%다.

  한국항공우주 주인찾기 급물살, 누가 인수에 나서나  
▲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은 그동안 주요주주들과 함께 주주협의회를 구성해 올해 말까지 공동매각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주주협의회는 지난달 공동매각기한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단독으로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주요주주 지분까지 더해 51%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대신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만 따로 떼내 팔기로 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또 보유한 지분 가운데 10% 가량만 매각하는 분리매각 계획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내년 1월 자문사 선정작업에 착수하기로 해 구체적 매각일정과 방향은 내년 초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매각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주주협의회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가 4조 원이 넘어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방산업체로 기업들이 인수에 쉽게 뛰어들기 어려웠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등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방위산업 특성상 국외 매각은 불가능해 인수후보의 폭이 넓지 않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월29일 금융개혁회의에서 산업은행이 출자전환기업 5곳 등 비금융사 91곳 지분을 2018년까지 매각하도록 결정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도 산업은행 출자전환기업 5곳 가운데 하나다.

산업은행이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단독으로 매각하기로 방향을 튼 것은 비금융자회사를 3년 안에 팔도록 금융당국이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헐값매각 논란을 염두에 두지 않고 빨리 파는 쪽에 무게를 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국내 유일의 종합 항공체계 제조업체다. 정부 주도의 방위산업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군용기와 민항기사업도 신규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최근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과 관련해 불확실성으로 우려가 제기되지만 실적만 놓고 보면 매력적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3분기 매출 7040억 원, 영업이익 795억 원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6.1%, 영업이익은 100.8% 증가한 것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을 제외해도 5조 원 이상 견조한 수주실적을 거둘 것”이라며 “높은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완제기 수출, 군수, 기체부품 매출이 골고루 빠르게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 인수후보로 누가 거명되나

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 유력후보는 주요주주인 한화테크윈과 현대자동차그룹 등이 꼽힌다.

한화테크윈은 이미 10% 지분을 보유한 데다 산업은행 지분까지 손에 넣으면 모두 36.75%를 보유해 경영권을 넘겨받을 수 있게 된다.

  한국항공우주 주인찾기 급물살, 누가 인수에 나서나  
▲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한화테크윈은 9일 보유하고 있던 한화종합화학 지분 23.8% 전량을 한화종합화학에 넘기며 4400억 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한화테크윈이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인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한화그룹은 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에 대해 매각작업 진행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인수후보로 거명되고 있으나 현대자동차그룹은 인수에 나서지 않을 뜻을 비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10% 보유하고 있지만 방위산업과 사업적 연관성은 떨어진다.

방위산업 전문업체인 LIG넥스원이나 현대로템이 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에 관심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회사들이 나서기에 조 단위의 인수가격이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9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보면 LIG넥스원은 2조2110억 원, 현대로템은 1조3685억 원에 불과하다.

현대중공업그룹, 한진그룹도 인수후보로 거명되고 있지만 두 그룹 모두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1999년 항공업체 3곳의 통합과 채권단 출자전환으로 설립됐다. 당시 주주들의 평균 투자금액은 주당 1만원 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3만 원대 후반에 머물렀으나 그 뒤 주가가 큰 폭으로 뛰어 지난 8월 10만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는 7만~8만 원대 수준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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