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LG유플러스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황현식 사장은 LG텔레콤 시절부터 20여 년 넘게 LG그룹 통신사업에 몸담아오면서 특히 고객 영업부문에서 능력을 보여왔다.
LG유플러스는 5G시대에도 여전히 일반 고객시장 공략을 중요 과제로 앞세우고 있다.
경쟁사들이 ‘탈통신’을 더욱 강조하며 B2B(기업 사이 거래)사업 확대에 집중하는 것과 비교된다.
LG유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시장 3위 기업으로 모바일시장에서도 아직 성취해야 할 목표가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시장이 3G에서 LTE로 전환하는 시기 ‘역사를 바꾼다’는 강한 슬로건을 내걸었고 5G가 상용화된 뒤에는 5G에서는 1등을 하겠다는 포부를 내놓고 있다.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의 중심에 고객을 놓고 있다.
이동통신시장이 5G시대로 급변하고 있고 코로나19 등 대외적 상황이 불안정한 만큼 더욱 기업의 기본자산인 고객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황 사장은 LG유플러스에서 고객중심 영업전략의 이정표를 세워왔다.
LG텔레콤 시절 회사의 휴대폰 판매채널을 도매영업이 아닌 고객에게 직접 혜택을 주는 소매영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일을 주도했다.
황 사장은 이동통신시장 3위인 LG유플러스는 승산 없는 소모적 시장 경쟁보다는 고객에게 직접 다가가 승부를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도매가 아닌 소매유통으로는 절대 가입자를 늘리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선이 많았지만 서비스 품질을 높여 고객의 마음을 얻으면 속도는 느려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황 사장이 도매의 위험성을 해소하면서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득하며 사업을 추진한 끝에 2005년 말 LG텔레콤 휴대폰 판매에서 소매비중이 89%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해 번호이동 전면실시에도 LG텔레콤은 순증 가입자 50만 명을 유치하며 원래 목표치인 한 해 가입자 650만 명을 달성했다.
LG유플러스가 LTE통신에서 이통3사 가운데 제일 먼저 데이터 속도나 용량에 제한이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는 데도 앞장섰다.
5G 상용화 뒤에도 4만 원대 5G요금제 출시, 1대 당 최대 70만 원 수준의 파격적 단말기 공시지원금 지급 등 시장 경쟁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황 사장은 5G 상용화를 앞두고는 LG유플러스 임직원 5천여 명이 직접 거리로 나가 LG유플러스의 5G서비스를 소개하는 캠페인을 기획하기도 했다.
그는 거리 캠페인을 기획한 이유를 놓고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의 진보를 앞세우기보다는 고객이 서비스에 관해 직접 듣고 접할 기회를 자주 마련해 5G의 가치를 충분히 인식시키면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LG유플러스의 LTE, 5G모바일사업을 이끌며 LG그룹 통신사업의 굵직한 도약점에서 두각을 보였다.
황 사장은 LG유플러스가 2016년 이동통신 가입자 1200만 명을 돌파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7년 임원인사에서 유일하게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0년 인사에 사장으로 올라섰다.
LG그룹 전체로도 2020년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황 사장이 유일했고 LG유플러스 내부인사가 사장으로 승진한 사례도 처음이었다.
황 사장은 올해 임원인사에서 LG유플러스 새 대표에 선임되며 또 한 번 기록을 세웠다. LG유플러스 내부 승진으로 대표이사에 오르는 첫 번째 인물이 된 것이다.
황 사장은 1991년 LG 회장실에 입사해 LG그룹에 합류한 뒤 1999년 LG텔레콤 사업개발팀 부장을 시작으로 통신부문 경력을 쌓아나갔다.
LG그룹이 1997년 10월 통신사업에 발을 들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룹 통신사업 초반부터 역사에 함께해 온 셈이다.
황 사장은 LG텔레콤 영업지원, 영업전략 등을 두루 거쳤고 지주회사 LG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 LG유플러스에 복귀한 뒤에도 MS(Mass Service)본부장, PS(Personal Service)본부장 등을 맡으며 모바일사업을 이끌어왔다.
2020년 조직개편을 통해 새롭게 만든 컨슈머사업총괄 사장에 올라 5G통신, 유무선 결합 서비스 부상 등 새로운 시장상황에 맞는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발굴해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황 사장은 통신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라며 “5G사업에서 B2B도 중요하지만 LG유플러스에게 B2C는 필수과목인 만큼 좀 더 기본에 충실해 필수과목을 더 잘하자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