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가 오픈뱅킹 참여로 영업을 확대할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금융권과 핀테크 등과 직접적으로 경쟁구도에 놓인 만큼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한 부담도 커졌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오픈뱅킹 고도화방안에 발맟춰 2021년 3월 말 오픈뱅킹 시행을 위해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당초 올해 12월 저축은행업계 오픈뱅킹 시행을 추진했지만 시스템 구축시기 등을 고려해 2021년 3월 말 시행하기로 했다"며 "기존 저축은행중앙회 앱에 오픈뱅킹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019년 12월부터 1금융권과 핀테크기업에 허용됐던 오픈뱅킹을 저축은행업계에서도 실시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인데 저축은행들로서는 고객유치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
오픈뱅킹은 은행의 송금 및 결제망을 표준화시키고 개방해 하나의 앱에서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 결제, 송금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다.
하나의 앱으로 대부분 금융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만큼 고객 이동도 수월해진다.
오픈뱅킹이 실시된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오픈뱅킹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기준으로 오픈뱅킹서비스를 통해 79조 원이 옮겨졌다. 서비스 가입자는 5천만 명을 넘어섰으며 등록계좌도 7천만 개에 이른다.
특히 12월15일부터 오픈뱅킹에 계좌조회, 잔액확인, 입출금거래 등 기존 서비스에 더해 예금·적금서비스가 추가되는 만큼 저축은행업계가 영업 확대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픈뱅킹을 통해 저축은행이 보유한 고금리상품을 일괄적으로 비교할 수 있고 가입 과정도 간편해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기준 은행 저축성 수신금리는 0.88%로 0%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 수신금리는 1.0~1.5% 수준을 아직 유지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예금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점이 강점"이라며 "파킹통장이나 예적금통장 고객 유입을 통해 주거래 계좌 변동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객 유입 기회가 늘어나는 만큼 고객 유출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도 늘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은 1년 앞서 오픈뱅킹서비스를 진행해오며 '한 번에 여러 계좌에서 가져오기', 'ATM에서 타행계좌 간편출금', '스마트폰 바탕화면에서 바로이체' 등 다양한 편의기능을 보완해왔다.
이에 더해 금융위원회가 12월15일부터 저축은행 뿐아니라 증권사, 우정사업본부, 신협, 새마을금고, 카드사 등 금융권 전반에 오픈뱅킹 참여를 허가한 점도 부담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존 77개 저축은행이 함께 사용하고 있던 저축은행중앙회 수신앱에 오픈뱅킹서비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금융위원회는 10월21일 온라인회의 방식으로 제3차 디지털금융협의회를 열고 오픈뱅킹 고도화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상호금융기관 7곳과 금융투자기관 17곳이 오픈뱅킹에 참여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