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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
MBK파트너스 위기론이 투자금융업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데 최근 들어 MBK파트너스가 투자회수를 위해 내놓은 기업들의 매각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이 대형매물을 중심으로 펀드를 운용해 왔으나 이런 전략이 경기침체와 맞물려 한계에 부닥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4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추진하고 있는 코웨이, 씨앤앰, HK저축은행 등의 매각작업이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웨이의 경우 지난달 30일 실시된 본입찰에 유력 인수후보였던 CJ가 불참하면서 사실상 매각이 불발됐다.
MB파트너스는 CJ의 본입찰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해 본입찰의 마감시한까지 연장했지만 CJ는 끝내 참여하지 않았다.
CJ가 코웨이 인수가로 2조 원대 초반을 제시했지만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2조5천억 원 이상을 고집하면서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케이블업체 씨앤앰의 매각작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씨앤앰 매각을 놓고 SK텔레콤과 계약 일보직전까지 갔지만 SK텔레콤은 막판에 CJ헬로비전 인수로 방향을 선회했다.
씨앤앰을 인수하면서 동원한 자금에 대한 이자부담도 고민거리다.
MBK파트너스는 2008년 맥쿼리 사모펀드와 함께 국민유선방송투자(KCI)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씨앤앰을 2조2천억 원에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당시 신한은행 등 금융기관들로부터 2조 원을 빌렸는데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설정한 한도대출(2천억 원)이 내년 1월이면 바닥이 난다.
국민유선방송투자가 채권단에 연간 지불해야 하는 이자만 약 1500억 원에 이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도대출이 바닥나는 것도 문제지만 내년 7월 만기가 도래하는 2조원 규모의 인수금융이 더 큰 문제”라며 “씨앤앰 매각이 계속 지연되면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HK저축은행 역시 지난 7월 미국계 JC플라워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JC플라워의 내부사정으로 매각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 회장은 그동안 한미캐피탈(1억7천만 달러 인수, 6억6천만 달러 매각), 금호렌탈(2억3670만 달러 인수, 4억1800만 달러 매각), 루예제약(2억7800만 달러 인수, 5억4600만 달러 매각) 등으로 ‘투자의 귀재’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 거래들의 투자 대비 자본회수율은 각각 453.4%, 183.0%, 183.7%에 이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씨앤앰을 인수할 당시 케이블TV의 미래가 밝았고 금융권에서 대규모 인수금융을 일으켜 대형거래를 성사시킨 김 회장의 능력도 찬사를 받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조 단위의 베팅이 투자회수 시점에서 시장침체와 맞물리며 MBK파트너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MBK파트너스 위기론‘ 이 다소 부풀려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웨이나 씨앤앰 등의 매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제외하면 전체 펀드의 성적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투자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는 최근 투자를 시작한 3호 펀드를 제외한 나머지 펀드들의 회수실적을 보면 투자원금 대비 200% 내외의 수익률을 올릴 정도로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