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에너지가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부진을 털어내면서 해외 발전시장 진출계획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GS에너지에 외부 영입인재를 수혈해 이런 전략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16일 GS그룹의 3분기 실적을 분석해보면 에너지부문의 실적 개선세가 눈에 띈다.
GSE&R이 영업이익 53억 원을 내 직전 분기보다 56.2% 줄었지만 GSEPS는 영업이익 445억 원을 거둬 직전 분기보다 346.5% 급증했다.
특히 그룹 에너지부문의 중간지주사 GS에너지는 영업이익 3065억 원을 거둬 직전 분기보다 556.4% 급증했다.
GS에너지의 실적 개선은 해외 발전시장 진출의 자금적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GS에너지는 그동안 GS파워와 인천종합에너지, 신평택발전 등 민자발전 계열사들의 발전사업과 GS칼텍스의 정유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다만 주력은 어디까지나 GS칼텍스의 정유사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GS에너지는 GS칼텍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최근 전력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동남아시아 발전시장에서부터 에너지 관련 사업을 다양하게 진행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자산운용사 비나캐피탈과 베트남에 3GW 규모의 초대형 LNG(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를 짓는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발전시장 진출의 교두보인 셈이다.
GS그룹은 GS에너지 산하의 민자발전사 이외에도 GSEPS, GSE&R 등 계열사를 더해 모두 5.7GW 규모의 민자발전시설을 보유한 국내 1위 민간발전 기업집단이다. 그러나 아직 해외에서 전력사업을 진행한 경험은 없다.
GS에너지의 해외 발전시장 진출 시도는 그룹 차원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허태수 회장이 GS그룹 총수에 오른 뒤 실시한 첫 임원인사에서도 이런 점이 드러난다.
앞서 12일 진행된 GS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플랜트EPCBG장 부사장이 GS에너지의 에너지자원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 김성원 신임 GS에너지 에너지자원사업본부장. |
김성원 본부장은 1970년 태어나 서울대학교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제35회 행정고등고시를 합격한 관료 출신 경영인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일했으며 포스코 경영기획실 전략기획그룹도 거쳤다.
이후 해외 발전사업 중심의 두산중공업에서도 주력 BG(비즈니스그룹)인 플랜트EPCBG의 수장을 역임했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김 본부장은 발전사업과 관련한 역량뿐만 아니라 전략기획능력까지 갖춘 전문가”라며 “GS에너지의 해외 발전시장 진출에 상당 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 GS그룹은 발전과 정유 등 ‘무거운 사업’을 주력으로 해온 만큼 혁신과는 거리가 먼 기업집단으로 꼽힌다.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이 임기 만료를 2년 앞둔 지난해 12월 그룹 총수의 자리를
허태수 회장에 넘겨준 것도 허 회장이 GS홈쇼핑 대표이사 시절 보여준 신사업 발굴 역량으로 GS그룹의 체질 개선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허 회장은 실질적 임기 첫 해부터 코로나19를 맞아 악전고투하고 있다. GS그룹 지주사 GS는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6408억 원을 거둬 2019년 같은 기간보다 58.7% 줄었다.
다만 GS는 3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 4740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01.5% 급증했다. 사실상 에너지부문의 실적 개선세가 전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셈이다.
허 회장이 임원인사를 통해 GS에너지의 해외사업에 더욱 힘을 싣는 것도 GS그룹 체질 개선을 위해 에너지부문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GS그룹 관계자는 “정기 임원인사에서 주요 사업부문에 영입인재가 배치된 것은 새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다면 내부와 외부를 가리지 않겠다는 그룹 차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