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구입도 온라인으로 하는 비대면시대에 왜 대규모 오프라인 복합체험공간을 만들었을까?
SK텔레콤은 ‘T팩토리’를 통해 고객들에게 통신을 벗어난 기술기업으로 다가가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고객경험의 영역을 넓혀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 SK텔레콤의 복합체험공간 'T팩토리' 모습. < SK텔레콤> |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2호선 홍대입구역과 강남역 근처에 최근 마련한 복합체험공간 'T팩토리'와 '일상비일상의틈'은 이동통신 서비스와 제품을 판매하는 일반적 ‘오프라인 매장’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SK텔레콤의 복합체험공단 T팩토리는 5G서비스 체험과 이벤트 등에 초점을 둔 ‘5GX 부스트파크’ 매장과도 차별화했다.
T팩토리는 SK텔레콤과 SK그룹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들의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미디어, 보안 등 분야 첨단기술 서비스들을 적용한 공간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SK텔레콤이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도 만나볼 수 있다.
고객들이 5G와 첨단기술분야에서 SK텔레콤의 ‘초협력’ 모습을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데 주력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T팩토리 개장 기념 온라인 간담회에 직접 출연해 T팩토리가 SK텔레콤 고객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여러 글로벌기업, 기술벤처기업의 고객이 함께 하기 위한 공간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T팩토리의 가장 중요한 콘셉트는 ‘오픈 콜라보레이션(협업)’”이라며 “T팩토리가 기술의 혁신이 일어나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1년 여에 걸쳐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대학생 동아리와 벤처기업들이 아이디어를 들고와 공유하고 개발해가는 ‘기술 경연장’으로 만들겠다는 뜻도 내놓았다. T팩토리를 다양한 기업들의 플래그십 매장이 많은 홍대거리에 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SK텔레콤은 10월31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 826.4㎡(약 250평) 규모의 복합체험공간 ‘T팩토리’를 열었는데 개장 뒤 첫 주말에만 1500명이 방문했다. 방문객의 절반가량은 다른 이동통신사 고객이었다.
▲ LG유플러스 복합체험공간 '일상비일상의틈'에서 한 고객이 콘텐츠를 체험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 |
LG유플러스의 복합체험공간 일상 비일상의틈은 2030세대 고객과 관계 형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LG유플러스의 상품과 서비스는 뒤로 밀어두고 다양한 영역에서 2030세대가 좋아하는 것들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이에 따라 일상 비일상의 틈은 2030세대가 좋아하는 서점, 카페, 사진 스튜디오 등 LG유플러스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브랜드 매장들로 채워졌다.
지상 6층 규모의 건물에서 5층까지 올라가야 LG유플러스의 서비스와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이런 구조에는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의 '고객 팬덤을 만들어야 한다'는 전략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하 부회장은 4분기 임원 워크숍에서 아마존, 넷플릭스, 완구기업 레고의 사례를 들며 고객들이 LG유플러스 브랜드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부회장은 “아마존, 넷플릭스 등은 코로나19 대유행 환경에서도 팬덤의 힘을 바탕으로 오히려 더 성장했다”며 “ICT기업뿐 아니라 완구기업 레고도 충성고객을 중심에 둔 마케팅과 판매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시장이 안팎으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만큼 ‘충성고객’이라는 단단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 고객에게 더 다가가고 고객의 요구를 더 세심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상비일상의틈은 이런 고객 이해를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객가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구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도 “시장의 주도권은 고객에게 있고 고객에게 외면받으면 기업은 사라진다”고 말하며 고객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일상비일상의틈은 서울 강남대로 426번지 1388㎡(420평) 공간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올해 9월 문을 열었다. 일상비일상의틈은 하루 평균 650명이 찾으며 개장 2개월 만에 방문객이 3만5천 명을 넘어섰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