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공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할까?
장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13일 하나금융지주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하나카드가 올해 3분기 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넘어서면서 장 사장이 연임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나카드는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144억 원을 거뒀는데 역대 최대 실적인 2018년 순이익 1067억 원을 이미 넘었다.
장 사장은 임기 첫 해였던 2019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체면을 구겼는데 1년 만에 반등을 이뤄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순이익 563억 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장 사장은 디지털 전환에서 실적 반등의 길을 찾았다.
은행 영업점을 통한 대면모집을 줄이고 디지털채널을 통해 고객을 모아 카드 모집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얻고 있다.
하나카드는 다른 카드사보다 카드모집인 수가 적다는 점에서 판매채널을 디지털채널로 바꾸는 데 부담이 적다.
장 사장은 ‘모두의 쇼핑’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모두의 구독’ 등 실물카드 없는 디지털카드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고객들의 온라인결제 비중이 늘면서 결제대행업체(벤, VAN)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줄어든 점도 실적 증가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올해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수익 다각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하나카드는 올해 3월부터 중금리대출을 시작했고 올해 안에 중금리대출 범위를 다른 카드사 고객으로 넓히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장 사장은 올해 초 피비즈(fee-biz)부’를 구독경제사업부로 바꾸며 구독경제시장에도 진출했다.
구독경제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만큼 넷플릭스, 티빙, 유튜브 등 콘텐츠가 아닌 중고자동차 구독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했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비용절감과 신사업진출을 통한 수익 다각화 노력이 더해지면서 하나카드는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 우리카드를 앞섰다. 우리카드는 3분기까지 순이익 1074억 원을 냈다.
하나카드 전 대표이사들의 임기가 3년 이상이었다는 점도 장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하나카드 초대 대표였던 정해붕 전 사장은 2012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4년 동안 하나SK카드 대표를 맡았다.
정수진 전 사장도 2016년 3월부터 3년 동안 하나카드를 이끌었다.
보통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는 임기 2년을 마친 뒤 연임을 하게 되면 1년을 더하는데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처럼 연임할 때 임기 2년을 보장받은 사례도 있다.
하나카드가 내년 초 자동차할부금융, 마이데이터사업 진출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 사장이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은행계 카드사 대표이사들의 임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장 사장의 연임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4년,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과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은 3년 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내년 3월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장 사장의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장 사장은 1963년 태어나 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장 부행장을 지냈다. 하나금융지주 안에서 '전략가'로 알려져있다.
하나금융지주 그룹전략총괄 전무를 맡을 당시 전략기획팀과 시너지 추진팀을 이끌며 그룹 전반의 미래 전략을 짜는 데 힘을 보탰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