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임원인사에서 어떤 변화를 꾀할지 주목된다.
재계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지만 롯데그룹의 경우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있는 만큼 신 회장이 조직의 중심을 지키기 위해 안정에 방점을 찍는 인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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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그러나 롯데쇼핑 등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는 계열사에 대해서는 문책성 인사를 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2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과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신동빈 회장은 4일에 사장단 회의를 열어 각 계열사의 올해 실적을 평가하고 내년 사업계획을 검토한 뒤 인사평가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26일 임원인사를 한 점으로 미뤄 올해에도 12월 안에 임원인사를 끝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임원인사의 경우 내부적으로 결정이 나지 않아 정확한 일정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과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의 거취를 가장 주목한다.
롯데백화점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3% 이상 줄었다. 신세계가 10.2%, 현대백화점이 3.9% 감소한 것보다 감소폭이 크다.
이원준 사장이 이런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경영권 분쟁에서 롯데쇼핑 중국법인 적자가 논란이 되자 이 사장이 가장 먼저 총대를 메고 방어 나선 점을 인정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이홍균 대표는 롯데면세점의 경영실적만 본다면 다른 계열사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크게 늘어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수성에 실패한 점이 뼈아프게 됐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수성 실패에 대해 “99%가 내 책임”이라고 밝힌 만큼 이 대표를 문책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과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 사장, 소진세 대외협력 실장,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 등은 이동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소송전으로 비화하는 등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신 회장이 최측근들의 보직을 바꿔가면서까지 변화를 추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임원급 인사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통업계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서 롯데그룹도 유통부문을 포함해 호텔이나 면세점 등에서 임원인사를 통해 변화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텔롯데가 상장을 앞두고 있고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정리가 필요해 이와 관련한 임원진들 인사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며 “올해 롯데쇼핑의 임원 수가 전년보다 늘어난 상태라 연말 임원인사에 대한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