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하며 해외사업 수주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임기를 마무리하게 돼 아쉬움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9일 국가철도공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따르면 올해 해외사업의 성과는 코로나19로 지난해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사업 수주결과 발표를 미루는 나라들이 많아 지난해보다 해외에서 수주한 사업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해외사업의 부진은 2021년 2월 임기를 앞둔 김 이사장에게는 큰 아쉬움으로 남을 대목으로 꼽힌다.
해외사업은 김 이사장이 2008년 국가철도공단의 전신인 철도시설공단 시절 부이사장으로 근무할 때부터 공을 들였을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국가철도공단은 그동안 한계에 부딪힌 국내 철도시장의 돌파구로 해외 철도시장을 점찍고 2005년 처음으로 중국에서 철도사업을 수주하며 본격적으로 해외에서 철도 감리, 개량사업 등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기 위해 힘써왔다.
하지만 국가철도공단의 해외사업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던 중국사업이 종료된 뒤 중국에서 그만큼의 새 사업을 수주하지 못하며 최근 해외사업의 전체 매출은 크게 줄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2019년 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 위원회별 분석’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의 해외사업 매출은 점차 늘어 2017년 143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18년에는 해외사업의 매출은 115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2019년 국가철도공단의 새 비전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세우고 해외에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해왔다.
해외의 여러 기업 및 기관들과 무작정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기관들과 컨소시엄을 꾸려 경쟁력을 확보해 사업을 수주하겠다는 전략도 짰다.
김 이사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해외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인프라 협력회의(GICC)에서 중국 국가철로국과 철도정보 공유 및 협력모델 발굴을 위한 협의체 구성에 의견을 모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이 내건 새 비전과 전략은 기획재정부로부터 국가철도공단이 좋은 평가를 받는 데도 영향을 끼쳤다.
김 이사장은 취임한 첫 해인 2018년을 대상으로 한 2019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는 ‘보통(C)’등급을 받는 데 그쳤다.
하지만 임기 2년차인 2019년을 대상으로 한 2020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는 ‘우수(A)’등급으로 2계단이나 상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가철도공단이 2019년을 대상으로 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데에는 김 이사장이 철도시설공단의 비전을 ‘철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한반도 철도연결 추진’으로 세우고 이를 추진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기획재정부 준정부기관 경영평가단은 2019년 8월 ‘2018년도 준정부기관 경영실적 평가보고서’를 내놓으면서 국가철도공단에 “신규사업 및 미래과제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1년 뒤인 2020년 8월 ‘2019년도 준정부기관 경영실적 평가보고서’에서는 “내·외부의견 수렴을 추진하여 ‘한반도 철도연결 추진’과 ‘철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비전을 조정했다”며 “중장기 경영전략체계를 개선하고 전사전략과 사업전략의 연계성을 강화해 전략의 구체성을 보완했다”며 이러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올해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성과를 내기 어려워졌다.
김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직접적 해외 현지 수주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화상회의 등을 열고 코스타리카, 터키, 페루 등에서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어 큰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사업과 함께 김 이사장이 새 비전으로 내건 ‘한반도 철도연결’사업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이사장은 2010년 '동북아 철도망 구축을 위한 남북철도 인프라 협력사업의 통합적 추진방안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을 정도로 남북 철도사업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문재인 대통령으로 노력으로 좋아지다가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남북 철도사업은 재개 시점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김 이사장은 기술고시 14회 출신으로 1979년 철도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40여 년을 철도 관련 업무를 맡아 일해 온 철도 전문가다.
철도청 시설본부장과 건설본부장을 거쳐 건설교통부 철도국장을 역임했으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당시 철도시설공단, 현재 국가철도공단 부이사장을 맡았다.
2018년 2월에는 철도시설공단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 이사장 자리에 올랐으며 제6대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임기는 3년으로 2021년 2월까지다.
국가철도공단은 2004년 철도시설공단으로 설립됐다가 올해 9월 국가철도공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