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섭 JW중외제약 대표이사는 수액을 이을 새 먹거리를 키워야 하는 일이 더욱 필요해졌다.
▲ 신영섭 JW중외제약 대표이사.
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액제시장에서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 유한양행 등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면서 지각변동이 나타날 수도 있다.
JW중외제약은 70년 넘게 국내 수액제시장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켜왔는데 입지가 앞으로 좁아질 수 있는 데다 매출 대폭 증가도 기대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JW중외제약은 수액제시장에서 지위, 전문의약품 부문의 양호한 포트폴리오, 일정 수준의 연구개발 역량 등을 따져볼 때 사업 안정성이 양호하다”면서도 “2020년 말부터 주력 품목인 수액제시장에서 경쟁 심화로 큰 폭의 매출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HK이노엔은 1천억 원을 투자해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연간 5500만 개의 수액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세우고 2021년부터 가동할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렇게 되면 HK이노엔의 수액제 생산규모는 JW생명과학과 맞먹게 된다.
JW중외그룹은 2002년 JW생명과학을 세우고 수액제 개발과 생산부문을 맡기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4년 영양수액제 전문기업 ‘엠지’를 인수하며 수액제시장에 진출한 뒤 품목허가 취소 등으로 주춤했는데 올해 대체 수액제 ‘유한쓰리챔버페리주’를 내놓으며 또 한 번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JW중외제약은 JW중외그룹의 핵심 자회사로 ‘혁신신약’ 개발 등을 주도하고 있는데 신약 개발은 실패하면 막대한 비용을 떠안게 되는 만큼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춰둘 필요가 높다.
JW중외그룹은 혁신신약 개발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혁신신약은 특정 질환에 대한 약의 효능과 작용 과정이 기존의 약물과 전혀 다른 신약을 말한다. 복제약이나 개량신약과 비교해 개발비용이나 성공 관련 위험 부담이 크다.
JW중외제약은 2020년 상반기 매출의 40%가량을 수액제 부문에서 냈을 만큼 이 부문의 의존도가 높다. JW중외제약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수액제 부문 매출은 1032억3700원으로 집계됐다.
JW중외제약은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연구개발비 비중은 늘리다 보니 전반적으로 수익구조가 불안정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JW중외제약은 2017년 뒤 연구개발비 증가가 수익성 저하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영업인력 확충에 따른 인건비 증가, 전환상환우선주 부채 평가손실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전반적 수익구조의 안정성이 과거와 비교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JW중외제약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190억 원을 냈다. 10년 전만 해도 어깨를 나란히 하던 종근당이나 한미약품, GC녹십자, 광동제약 등 대형 제약회사들이 같은 기간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신영섭 대표로서는 뼈 아픈 대목이다.
물론 2019년 원료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경장영양제 ‘엔커버’의 판매가 중단된 점도 실적에 영향을 줬지만 연구개발비 부담이 실적 부진에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경장영양제는 음식물 섭취가 어려운 환자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한 전문의약품으로 JW중외제약은 2018년에만 엔커버로 매출 184억 원을 올렸다.
JW중외제약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8년 6.4%에서 2020년 상반기 8.2%로 꾸준히 높아졌다.
신 대표는 우선 기존 제품의 매출을 더욱 늘려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JW중외제약은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와 올해 5월 출시한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 등 경쟁력 있는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헴리브라는 피하주사형으로 기존 정맥주사형과 비교해 투약 편의성이 크게 좋아졌다는 장점이 있다.
신 대표는 1988년 JW중외제약에 입사해 30년 넘게 영업부문에서 경력을 닦은 영업 전문가다. 영업지점장과 영업본부장을 거쳐 2014년 전무, 2015년 부사장을 역임한 뒤 2017년 JW중외제약 대표이사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