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전임 사장 시절 벌어진 라임자산운용펀드(라임펀드) 관련해 뒷수습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 사장이 라임펀드 사태 수습에 힘을 쏟고 있는 반면 당시 대표이사였던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한 발 물러선 모양새라는 말이 나온다.
▲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
오 사장은 10월29일과 11월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라임펀드 판매사 대상 제재심의위원회에 모두 참석했다.
라임펀드 환매중단사태가 올해 초 대표에 오른 오 사장의 임기 동안 발생한 사건은 아니지만 대신증권이 제재대상에 포함된 만큼 대표이사로서 대응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라임펀드 판매 당시 대신증권 대표이사는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었다. 나 회장은 금감원의 징계대상에 포함된 당사자임에도 1차와 2차 제재심의위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2차 제재심의위에서 대신증권 관련 사항이 마무리된 만큼 나 회장이 10일 열리는 3차 제재심의위에 참석할 가능성은 낮다.
나 회장은 현재 금융투자협회장을 맡고 있어 과거 대신증권 대표 시절의 일을 소명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제재심의위에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라임사태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판매사에 더욱 강력한 제재를 내려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은 만큼 나 회장의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라임펀드 투자자들은 2차 제재심의위가 진행된 5일에도 금감원 건물 앞에서 대신증권의 책임을 묻는 시위를 벌였다. 피해자들은 ‘사기판매 대신증권 피해자들 죽어간다’는 글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라임펀드 환매중단과 관련해 대신증권은 오 사장보다 나 회장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나 회장이 라임펀드 사태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게 되면 금융투자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내부규율 강화 등 시장 신뢰도 회복을 위한 노력에도 찬물이 끼얹어질 수 있다.
나 회장이 사모펀드 사태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로 꼽히는 상황에서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나 회장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연기 사태, 옵티머스자사운용 사태 등 잇단 금융사고를 놓고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사모펀드 관련 사태로 시장이 위축되는 점은 안타깝다”며 “협회 차원에서 회원사 자율규제 강화 등을 통해 신뢰도를 회복하고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 KB증권 등 증권사 3곳에 라임펀드 판매와 관련해 당시 대표이사들에게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방안을 사전에 통보했다.
징계 대상자는 김형진·
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금융투자협회장),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등이다.
증권사에도 '기관경고'와 '영업정지' 등 중징계 조치안이 사전통보됐다.
금감원은 판매사와 경영자들이 받게 될 제재수위를 결정하기 위해 10월29일과 11월5일 두 차례 제재심의위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 했다. 이에 따라 10일 세 번째 제재심의위를 열기로 했다.
3차 제재심의위에서는 KB증권 관련 사항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