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구 한국중부발전 사장이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발전을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중부발전에서 바이오매스발전용량을 지금의 2배가량 늘리는데 반드시 필요한 군산바이오매스발전소 건설사업이 군산시와의 소송으로 제동이 걸려 착공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일 중부발전 안팎에 따르면 12월 말께 중부발전의 출자회사 군산바이오에너지가 군산시를 상대로 낸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 인가 신청 불허처분 취소소송’의 2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소송은 군산바이오에너지가 낸 군산바이오매스발전소 건설 인가 신청을 군산시에서 2019년 3월 불허한 것을 놓고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재판이다.
군산바이오매스발전소 건설사업은 중부발전이 전라북도 군산시 군산2국가산업단지에 200MW 규모의 바이오매스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바이오매스발전은 음식물 쓰레기, 가축분뇨, 폐목재 등의 바이오매스를 발전연료를 사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방식이다.
이를 위해 중부발전은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특수목적법인 군산바이오에너지를 2015년 세웠고 2016년 12월 환경영향평가도 마쳤다. 총사업비는 5853억 원 규모로 2017년 안에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하지만 건설공사 낙찰자 선정 과정에 잡음이 불거진데다 군산 시민단체와 지역사회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군산시의 인가를 얻지 못해 장기 소송전에 돌입하게 됐다.
군산바이오매스발전소는 박 사장이 추진하는 중부발전의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박 사장은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라 2030년까지 중부발전의 신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을 전체 발전량의 25%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바이오매스발전을 현재 200MW에서 2030년 475MW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는데 이러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0MW의 발전설비를 지닌 군산바이오매스발전소가 건설돼야 한다.
게다가 박 사장은 지난해부터 친환경을 내세워 국내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사용을 확대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는 벌채 생산물 가운데 이용이 어려운 부산물, 숲 가꾸기에서 나온 부산물, 산림병해충 피해목 제거 등 방제 과정에서 나온 산물 등을 말한다.
중부발전은 올해 12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5만4천 톤가량을 전력을 생산하는 데 사용했다. 국내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생산량에 맞춰 사용량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바이오매스를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군산바이오매스발전소가 건설된다면 박 사장이 추진하는 국내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사용 확대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국내 산림, 폐자원 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바이오매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국내산업 육성 및 다수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산바이오매스발전소는 군산시가 건설사업에 반대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군산시가 바이오매스발전소에서 초미세먼지가 석탄화력발전소 못지않게 나온다며 지난해 3월 사업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소송전으로 번졌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군산시의 손을 들어줬다. 군산시가 시민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내린 처분은 재량권 남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군산바이오에너지는 바이오매스가 친환경에너지의 하나이며 군산바이오매스발전소로 달성되는 공익성에 비춰볼 때 군산시의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논리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군산바이오매스발전소와 동일한 군산 비응도바이오매스발전소 건설사업의 변경 허가와 관련한 1심 소송에서 군산시가 패소해 군산바이오매스가 2심에선 1심과 다른 결과를 받아들 수도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군산바이오매스발전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소송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