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자동차 할부금융시장 진출을 통해 순이익 증가의 고삐를 죈다.
장 사장은 카드사 레버리지 한도 완화를 기회로 삼아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1일 하나카드에 따르면 내년 1월을 목표로 자동차 할부금융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신차금융을 통해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후발주자지만 오토캐시백 노하우를 자동차 할부금융에 접목한다면 빠르게 시장에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캐피털사와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수익을 낼 여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서 캐피털사가 60~70%, 카드사가 30~4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 카드사 5곳이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 진출했는데 올해 상반기 기준 카드사 5곳은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으로 1324억1200만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 증가한 것이다.
장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쟁사보다 강한 글로벌부문, 자동차 할부금융, 결제 관련 데이터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만들 것”이라며 자동차 할부금융시장 진출에 의지를 보였다.
레버리지 한도 완화로 신사업 진출 부담이 줄어든 점은 하나카드가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을 공략하는 데 기회가 될 수 있다.
10월1일부터 카드사 레버리지 한도가 기존 6배에서 8배로 늘었다.
레버리지 한도는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레버리지 한도가 높아지면 자기자본을 유지하면서 총자산을 늘릴 수 있어 신사업 진출 등을 추진할 때 재무적 부담이 줄어든다.
다만 직전 1년 동안 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한 카드사는 레버리지 한도를 7배로 제한받는데 하나카드는 지난해 배당을 하지 않아 레버리지 한도 8배를 적용받는다.
전업 카드사 7곳 가운데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만 레버리지 한도 8배를 적용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 할부금융에 힘을 실을 여력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나카드가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는다면 내년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는데 힘을 받을 수 있다.
하나카드는 3분기 누적 순이익 1144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증가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용 효율화, 선제적 위험관리를 통한 대손비용 억제, 수익 다변화 노력 등을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장 사장은 임기 첫 해였던 2019년 부진한 성적표를 받으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순이익 563억 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2018년(1067억 원)보다 47.2%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