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중국 반도체회사 칭화유니그룹과 협력할까?
SK하이닉스가 칭화유니그룹으로부터 지분투자를 포함한 협력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칭화유니그룹의 제의를 거절했지만 향후 협력 가능성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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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27일 업계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은 11월 초 SK하이닉스에 지분 15~20%를 인수하고 중국에 합작공장을 지어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칭화대가 설립한 칭화홀딩스의 자회사로 사실상 중국 국영기업이다.
칭화유니그룹은 세계 D램 메모리반도체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을 인수하려다 진척을 보지 못하자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에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칭화유니그룹에서 협력을 제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반도체 굴기’를 앞세워 반도체 산업을 범국가적 차원에서 키우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10월 지분을 보유한 하드디스크 업체 웨스턴디지털을 통해 세계 낸드플래시 3위 업체인 미국의 샌디스크를 인수했다.
SK하이닉스와 칭화유니그룹의 ‘협력설’이 전해진 26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한때 7.1%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거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전날보다 2.29%(750원) 떨어진 3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기 어렵다”며 “SK가 계열사를 통한 투자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SK하이닉스를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격상시키는 방안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그룹 지배 구조상 한계와 메모리 반도체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로 SK하이닉스와 중국 기업 간 협력은 당분간 힘들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중국기업과 협력은 SK그룹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와 칭화유니그룹 간 협력은 일단 불발됐지만 반도체 분야의 경쟁자로만 인식되던 중국이 한국의 협력 파트너로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줬다.
김 연구원은 “신규 진입을 준비하는 중국기업의 입장에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사업을 하는 기존 업체와 협력이 절실하게 필요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