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기업 스포티파이가 곧 한국에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플랫폼 전략이 비슷한 SK텔레콤 음악서비스 ‘플로’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플로와 스포티파이는 둘 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바탕의 철저한 개인 맞춤형 추천 기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용자 확보에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이기영 드림어스컴퍼니 대표이사.
23일 음악서비스업계 안팎에서는 넷플릭스가 한국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음원 공룡' 스포티파이도 국내 음원서비스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포티파이는 약 100개 국가에서 음원서비스사업을 펼치며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3억 명에 가까운 대형 플랫폼이다. 유료 가입자 가 1억2400만 명에 이른다.
정식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는 한국에서도 이미 인터넷 우회접속 등을 통해 스포티파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국내 음원서비스기업들에게 이런 스포티파이의 존재는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플로는 스포티파이와 고객유치의 ‘무기’가 같은 만큼 긴장감이 더욱 높을 것으로 보인다.
플로는 SK텔레콤의 자회사 드림어스컴퍼니가 운영한다. SK텔레콤은 멜론을 매각한 뒤 5년 만인 2018년 플로를 내놓고 다시 음악 사업을 시작하면서 정교한 추천서비스를 무기로 내세웠다.
플로는 처음부터 딥러닝, 음원분석기술을 접목해 개인화 맞춤 음원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차별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멜론, 지니뮤직 등 기존의 음악 플랫폼은 최신곡 중심의 실시간 음악차트가 핵심서비스였지만 플로는 개인적 취향, 날시, 장소에 따라 음악을 추천해주고 플랫폼 화면에도 적응형 기술을 적용해 매일 상황에 따라 바뀌도록 설정했다.
플로라는 이름도 ‘음악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는 뜻이다. 캐치 프레이즈도 ‘지금, 당신의 음악’이다. 각 사용자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
멜론과 지니뮤직이라는 양대 강자가 뿌리를 내린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만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플로는 추천시스템으로 성공한 넷플릭스 사례를 참고해 개인화할 수 있는 모든 걸 개인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는데 최근에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18년 서비스 초반만 해도 플로 사용자들이 플랫폼에서 추천해주는 곡을 소비하는 비율이 5% 안팎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이 비율이 30~40%까지 높아졌다. 서비스 출시 2년 만에 국내 음원서비스시장 점유율 2위인 지니뮤직을 바짝 뒤쫓으며 ‘톱3’에 안착했다.
하지만 스포티파이가 등장하면 플로의 핵심전략인 ‘개인화 서비스’의 힘이 약해질 수 있다. 스포티파이의 강점도 맞춤형 음악추천 서비스에 있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는 2008년 스웨덴에서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일찌감치 다양한 음악을 개인적 취향에 맞춰 추천해주는 기능을 도입하면서 세계 음원서비스시장 점유율이 35%에 이르는 1위 기업이 됐다.
스포티파이는 사용자들로부터 “플랫폼이 나보다 내 취향을 더 잘 아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고도화된 추천시스템과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사용자가 음악을 듣는 시간과 취향, 음악감상 습관까지 분석해 음악을 추천해준다. 스포티파이는 사용자들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개인 취향에 맞춘 음악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추려내고 이에 더해 회사 소속 음악 전문가집단이 선정한 추천목록도 함께 제공한다.
스포티파이는 현재 한국 음악 제작사, 유통사 등과 음원비용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올해 초 한국법인을 세우고 사내이사 선임까지 마친 만큼 음원 확보문제만 마무리하면 실제 서비스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드림어스컴퍼니 관계자는 “스포티파이 국내 진출로 경쟁은 더 치열해지겠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면도 있다”며 “플로는 출시 뒤 쭉 이어오고 있는 개인화서비스를 더욱 뾰족하게 해나가는 방향으로 서비스 차별화를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