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이 올해부터 판매를 시작한 비만 치료제 ‘큐시미아’가 국내 비만 치료제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단번에 2위 자리를 꿰찼다.
종근당은 큐시미아를 두고 투약의 편의성과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을 내걸면서 국내 비만 치료제시장 1위 제품인 글로벌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하반기 큐시미아가 삭센다와 시장 점유율 격차를 더욱 좁히면서 국내 비만 치료제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큐시미아는 날이 갈수록 판매량이 늘어나는 반면 삭센다 판매량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비만 치료제시장 규모가 매출 기준으로 7.6% 증가했음에도 삭센다 매출은 2019년 상반기 197억 원에서 2020년 상반기 173억 원으로 1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삭센다는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로 2018년 8월 국내에 출시됐다. 한국노보노디스크가 한국에서 판매 등을 맡고 있다.
큐시미아는 1분기 43억 원에서 2분기 58억 원으로 매출이 늘었다. 종근당은 알보젠코리아와 2019년 10월 큐미시마의 국내 공동판매 및 유통계약을 맺고 올해 1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의약품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삭센다와 큐시미아의 국내 비만 치료제시장 점유율은 각각 26%와 14.4%로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종근당은 투약이 편리하고 부작용이 적다는 점 등을 큐시미아의 경쟁력으로 삼아 점유율을 늘리는데 더욱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큐시미아는 기존 치료제보다 뛰어난 체중 감량효과를 갖추고 경구제(먹는 약)라 먹기에도 편리하다는 강점이 있다. 삭센다는 자가주사형 제제다 보니 투약에 번거로움이 따른다.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삭센다는 애초 당뇨병 치료제에서 비만 치료효과가 발견돼 비만 치료제로 개발된 사례로 구역, 설사 등의 위장장애가 부작용으로 보고됐다.
가격도 싸다. 큐시미아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지만 수급이 가능한데 한 달에 15만 원가량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삭센다와 비교하면 단일제품 가격은 비슷하지만 삭센다는 큐시미아와 달리 복용량을 점차 늘려야하기 때문에 한 달 기준 비용 격차가 2~3배까지 벌어질 수도 있다.
종근당은 큐시미아가 국내시장에 완전히 자리를 잡을 때까지 영업과 마케팅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비록 큐시미아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대중광고 등 대대적 홍보는 불가능하지만 개인병원 등을 통해 큐시미아를 처방받는 환자 비중이 높은 만큼 적합한 마케팅방안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본래 종근당이 의원급 병원에 탄탄한 영업력과 유통망을 갖추고 있던 점이 보탬이 됐다”면서 “계속해서 영업과 마케팅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