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기업 기가레인이 이동통신 기지국 안테나로 영역을 넓히며 5G통신장비사업에 역량을 집중한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기가레인은 하반기에 양산을 시작한 5G기지국용 안테나를 삼성전자 등에 공급하면서 영업이익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 기가레인 로고.
19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기가레인은 5G기지국용 안테나 수출을 시작으로 해외에서 5G통신장비사업을 확대하면서 2021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가레인은 무선주파수(RF) 커넥터와 케이블, 안테나 등 통신장비와 LED(발광 다이오드) 공정에 사용하는 식각장비 등 반도체장비를 개발, 제조하는 기업이다.
기가레인은 모바일기기와 기지국 안테나 등에 수신한 신호를 메인시스템에 전송하는 핵심부품인 ‘무선주파수 커넥터’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기업으로 통신장비부품시장에서 입지가 탄탄하다.
하지만 반도체장비사업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2018년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장비 업황이 둔화해 관련 장비 수주가 급감하면서 2019년까지 2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기가레인은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주력사업인 5G통신장비부문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무선주파수 부품에 더해 신사업인 5G기지국 안테나 기술 개발과 양산에 속도를 냈다. 올해 조달한 투자자금 160억 원도 5G통신장비사업 확장에 투입했다.
그 결과 기가레인은 하반기에 5G중소형기지국용 안테나 양산을 시작했고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기가레인은 케이엠더블유, 에이스테크, 알에프텍에 이어 삼성전자의 4번째 안테나 공급사로 선정돼 삼성전자의 통신장비사업 주력시장인 북미, 인도사업에 안테나를 공급한다.
5G기지국 안테나는 실내외 5G기지국 장비에 탑재돼 단말기와 무선신호를 송수신하는 장치다. 5G서비스의 성능과 속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부품 가운데 하나다.
특히 5G통신서비스는 기존 LTE서비스보다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높아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수의 기지국과 중계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5G서비스의 초고속, 대용량이라는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이 기지국과 중계기 사이에 수십 개가 넘는 안테나가 탑재된다.
따라서 5G서비스가 확산되면 5G기지국 안테나와 커넥터, 케이블 등 부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가레인이 2021년 기존 모바일과 기지국, 방산용 무선주파수(RF) 커넥터에서 매출 약 400억~500억 원, 새롭게 시작한 5G 기지국용 안테나부문에서 매출 약 1천억 원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과 유럽, 남미, 뉴질랜드 등 해외의 통신사업자들이 5G인프라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기가레인의 5G기지국 안테나 매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5G기지국 안테나 부품은 기존 기가레인의 주력 제품이었던 무선주파수 커넥터, 케이블보다 평균 판매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성 개선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기가레인은 3월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H/W 그룹장, 삼성전자 중국 심천연구소장 등을 지낸 최인권 대표를 영입해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실어왔다.
기가레인은 최 대표 영입 뒤 베트남 생산설비를 확충했고 통신장비 생산실적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전자에 5G기지국 안테나도 납품하면서 관계가 더 단단해진 것도 최 대표의 경영성과로 평가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9월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과 5년 동안 모두 66억4천만 달러(약 7조8949억 원) 규모의 5G통신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네트워크장비사업부가 세계 5G통신 투자 본격화에 힘입어 올해 매출 4조 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기가레인은 삼성전자의 통신장비사업 확대에 수혜를 입을 수 있다.
KT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세계 5G시장은 한 해 평균 83.7% 성장해 2025년에는 7910억 달러(903조 원가량)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5G시장도 한 해 평균 성장률이 62%를 보이며 2025년에는 35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