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2월 출시하는 제네시스 EQ900의 사전계약 대수가 하루 만에 4천 대를 돌파했다.
사전계약은 정식 출시 전에 진행되는 계약을 말한다. 실물과 가격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자동차회사와 차종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23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제네시스 EQ900이 하루 만에 모두 4342대의 판매계약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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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EQ900의 렌더링 이미지. |
현대차는 아직 제네시스의 디자인과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1억 원대를 호가하는 고급차를 사실상 제대로 된 정보도 없이 계약한 셈이다.
소비자들이 사전계약을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차를 빨리 받아 볼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사전계약 고객들이 차를 먼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직 도로에 깔리지 않은 차를 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회사는 사전계약을 통해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성공적으로 사전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입소문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계약은 출시 전 차량의 성공을 가늠해 보는 지표도 된다.
물론 자동차회사나 차종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
사전계약에서 돌풍을 일으킨 차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이미 검증받은 모델이거나 오랜 역사를 보유한 차들이다.
한국GM이 지난 7월 임팔라의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사전계약 대수가 3천 대를 넘었다. 모델을 확인하지 않은 채 미국 내 명성만으로 기록을 세운 것이다.
르노삼성차의 QM3도 사전계약에 돌입하자마자 7분 만에 초도물량 1천 대가 완판됐다. QM3 역시 국내에서 출시되기 전 이미 유럽에서 검증받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신형 투싼과 신형 아반떼, 신형 스포티지를 출시할 때 약 2주 전부터 사전계약을 실시했다.
이 차종들은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 직전까지 제원과 성능 등이 극비에 부쳐졌다. 그야말로 사전에 아무런 정보도 없이 계약한 것이다.
하지만 내수에서 오랜 기간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모델인 만큼 사전계약 때부터 높은 인기를 누렸다. 현대차의 간판모델 쏘나타는 지난해 사전계약이 2만 대를 넘어섰다.
쌍용차 티볼리도 쌍용차가 2011년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신차였다. 쌍용차는 1월 출시 전 약 한 달 동안 사전계약을 진행했는데 4천 대 이상의 계약이 이뤄졌다.
하지만 사전계약이 모두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임팔라가 대표적이다. 임팔라는 미국에서 전량 수출하기 때문에 국내에 들어오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대기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중간에 계약을 취소하는 사람도 많다. 사전계약은 중간에 취소를 해도 위약금이 없어 취소가 자유롭다.
이 때문에 자동차회사들이 확인이 불가능한 사전계약 대수를 부풀려 구매심리를 자극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