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이 유상증자로 코로나19 위기에 맞서 버티기에 들어갔는데 아시아나항공에서 분리매각돼 부산 향토기업으로 거듭날지 시선이 모인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된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자금회수방안으로 에어부산을 비롯한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를 매각할 가능성이 나오면서 부산지역에서는 에어부산을 향토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에어부산으로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위기를 넘겨야 새로운 기회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버틸 체력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서는 에어부산이 최근 891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것을 두고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기간산업안정기금을 받게 되면 자회사 지원이 힘들어지는 만큼 서둘러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지원요건에는 모회사의 계열사 자금지원 금지와 이익배당 금지, 자사주 매입 금지 등이 있다.
에어부산으로서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요건에 따라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추가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유상증자를 추진해 자금확보에 나선 것이다.
에어부산은 2020년 2분기 기준으로 자본금 520억 원, 자본총계 525억 원으로 자본잠식까지 5억 원이 남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
에어부산은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인건비로 200억 원, 항공기 리스료로 391억 원, 유류비로 160억 원, 공항 관련 비용으로 134억 원을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에어부산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손실 900억 원에 이르고 순손실은 1055억 원이 넘어 영업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번 증자만으로는 경영 정상화를 바라보기 어렵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에어부산을 향한 지원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점도 에어부산의 경영 악화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9월28일 기자간담회에서 “에어부산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여부를 추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에어부산을 비롯한 계열사 매각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부산은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먼저 계획된 유상증자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은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우선 유상증자 과정에 집중해 자구노력을 다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에서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에어부산이 경영 정상화를 이루고 분리매각이 현실화된다면 에어부산의 거점공항이 부산에서 다른 지역으로 바뀔 수 있는 만큼 에어부산을 향토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바라보고 있다.
현재 부산상공회의소를 비롯한 부산지역 기업관련 단체들은 에어부산의 지역기업화에 관심을 지니고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시민단체 부산경남미래정책 관계자는 “부산시와 상공업계가 빠른 시일 안에 합작회사를 준비해 에어부산을 지역기업으로 만들어 지역경제를 지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