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현대자동차 전기차의 화재사고 탓에 배터리사업에서 악재를 안고 있는 것으로도 파악됐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3일 “배터리 불량에 따른 전기차 화재는 LG화학의 글로벌시장 점유율과 이익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동안 좋았던 배터리사업에 리스크가 부각되기 시작했다”고 봤다.
LG화학은 2020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5073억 원, 영업이익 9021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8.8% 늘고 영업이익은 158.7% 급증했다.
황 연구원은 3분기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가 영업이익 7289억 원을 거둬 영업이익률이 20%에 근접한 것으로 추산했다. 역대 최대치였던 2009년 2분기의 18.1%를 뛰어넘는 수치다.
그러나 황 연구원은 이런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LG화학이 공급한 배터리에 문제가 제기됐다는 점에서 LG화학 투자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8일 국토교통부는 현대차 코나EV의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셀 제조공정의 불량을 지목했는데 코나EV에는 LG화학 중국 난징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가 탑재됐다. 현대차는 코나EV 판매물량 7만7천여 대의 리콜을 결정했다.
이 사고 탓에 LG화학이 앞으로 배터리를 추가 수주하는 과정에서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SK이노베이션 등 경쟁자들의 도전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됐다.
LG화학 전기차배터리와 후발주자들의 가격 격차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2018~2019년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이후 LG화학 배터리의 가격 프리미엄이 낮아졌던 전례도 있다.
황 연구원은 이날 LG화학 배터리사업의 가치를 기존 55조 원에서 47조 원으로, 글로벌 전기차배터리시장 점유율 전망치를 30%에서 25%로 각각 낮춰 잡았다.
이를 반영해 LG화학 목표주가를 기존 95만 원에서 85만 원으로, 투자의견을 강력 매수(Strong BUY)에서 매수(BUY)로 각각 낮춰 잡았다.
LG화학 주가는 12일 67만2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