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 증가율이 올해 3분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소득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지출도 줄었다. 이에 따라 가계가 소득 대비해 지출을 얼마나 하는지를 보여주는 가계소비성향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15년 3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41만6천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0.7%(명목 기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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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산킨텍스에서 10월 15일~18일 열린 ‘롯데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소비자들이 몰려있다. <뉴시스> |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3분기(-0.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가계소득은 지난해 4분기 2.4%, 올해 1분기 2.6%, 2분기 2.9%까지 증가폭이 확대되다가 3분기에 0%대로 낮아졌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로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소득 가운데 이전소득은 근로·자녀장려금 지급 확대 등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1.5%나 늘었다. 이전소득은 생산활동을 하지 않아도 정부나 기업에서 무상으로 주는 돈을 말한다.
반면 근로소득 증가율은 0.1%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 50만 명대였던 취업자 수 증가폭이 올해 3분기에 30만 명대로 감소한 데다 노동자들이 받은 상여금 규모도 줄었기 때문이다.
사업소득 증가율은 –1.6%로 조사됐다. 사업소득은 지난해 4분기(-3.4%)부터 네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처분가능소득은 358만2천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0.9% 늘었다. 처분가능소득은 가계소득에서 연금과 세금, 건강보험료 등에 들어가는 돈을 뺀 것이다.
소득증가율이 둔화하자 가계는 지출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3분기 가구당 월 평균 지출액은 339만7천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줄었다. 가계지출이 감소한 것은 2013년 1분기(-0.4%) 이후 2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가계가 지출을 줄이면서 3분기 가계소비성향은 71.5%로 지난해 3분기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가계소비성향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3년 1분기 이후 최저치다.
가계 소비성향은 처분가능소득 가운데 소비지출로 쓰는 금액의 비중을 말한다.
김보경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3분기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가 일부 남아 있었다”며 “소비자들이 10월부터 열린 대규모 할인 행사인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때 물건을 사려고 소비를 유보한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소비진작 정책 등의 영향으로 내수 회복세가 강해져 4분기부터 가계소득과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명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전반적으로 고용 증가세가 지속되면 가계소득 증가세가 확대된다”며 “4분기에는 소비심리가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가운데 정부가 소비촉진 대책을 추진한 영향으로 가계 소비지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