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0-10-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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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펀드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시행으로 '은행 연계형' 사업모델을 더이상 사용할 수 없게 돼 새로운 사업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이사는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P2P금융을 넘어 개인과 기관투자자를 연결하는 P2B금융으로 대출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이사.
11일 피플펀드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해외 기관투자자 유치에 나선다.
피플펀드는 2019년 6월 글로벌 운용사인 CLSA로부터 38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국내 P2P금융업계에서 최초로 해외 기관투자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후 해외 기관투자자 유치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왔는데 그 성과가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투자 기업들과 투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마무리 단계에 있는 1곳의 규모만도 1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논의를 진행 중인 2곳의 투자규모를 합치면 수 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P2P영역에서 P2B영역으로 대출사업 확대를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P2P금융업은 투자금을 대출로 연계해주는 만큼 개인투자자보다 투자금 규모가 큰 기관투자자가 늘면 대출 실행규모도 크게 확대될 수 있다.
피플펀드의 개인투자자 모집액은 월평균 150억 원 정도로 파악되는데 최소 1천억 원 이상의 기관투자자 유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대출규모도 급성장할 수 있는 셈이다.
피플펀드가 대출사업 확대를 꾀하는 것은 최근 P2P금융업 제도권 진입의 근거가 되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이 시행되며 기존 P2P사업모델을 더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피플펀드는 '은행 연계형 신용대출'이라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P2P금융업계 신용대출시장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피플펀드 누적 대출액은 9857억1700만 원, 대출잔액은 2852억9천만 원으로 전체 P2P금융업계에서 각각 2위, 1위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P2P금융업체는 직접 대출을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업으로 등록하거나 대부업체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김 대표는 국내 P2P금융업계 최초로 전북은행과 제휴를 맺어 대출 진행 과정에 은행을 연계해 고객 신뢰도를 높였다.
투자금을 대부업체가 아닌 전북은행 계좌에 수탁하고 그 금액만큼 전북은행에서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을 사용한 만큼 고객 신용등급 향상에도 다른 P2P금융업체보다 유리했다.
하지만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시행되면서 대출계약 등 핵심업무를 제3자에게 위탁할 수 없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은행 연계형 대출 방식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및 P2P 대출 가이드라인상 운영이 불가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그동안 개인투자자 모집에 큰 기여를 하고 있던 사업모델을 사용할 수 없게 된 만큼 해외 기관투자자 유치는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김 대표는 피플펀드의 경우 신용평가모형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이를 앞세워 기관투자자 유치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금리대출에 핵심인 신용평가모형은 전북은행이 아닌 피플펀드가 자체적으로 제작해 고도화해온 만큼 실제 대출 경쟁력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피플펀드 중금리 신용평가모형은 기존 금융권에 비해서도 변별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신용평가회사에서 신용평가모형의 변별력 성능지표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검정 방법은 KS통계량과 AUROC다.
KS통계량은 우량과 불량 두 집단 사이에 누적분호합수의 차이를 비교해 동일한 분포에서 나왔는지를 검정하는 방식으로 두 분포 사이의 거리가 클수록 변별력이 높다.
중신용자에 한해 피플펀드의 신용평가모형은 국내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대비 2배 이상 높은 리스크 변별력을 보이고 있다. KS통계량 지표를 살펴보면 신용평가사인 NICE신용평가는 20.3, 피플펀드는 45.5로 나타났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기존 은행 연계형 사업모델은 더이상 사용할 수 없지만 자체적으로 보유한 중금리 신용평가모형에 강점은 여전하다"며 "해외에서는 이미 P2P금융을 통한 신용대출시장이 고수익을 제공하는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다양한 해외 기관투자자와 협력관계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