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해외사업 포트폴리오에 공항방역체계를 더해 경쟁이 치열한 해외공항 컨설팅 및 건설, 운영사업 등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코로나19 위기로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어 공항방역체계를 앞세워 해외사업에서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발열체크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
9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해외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해외사업을 전담하는 기업의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사업을 전담하는 전문기업을 설립해 그동안 컨설팅 위주로 진행한 해외사업을 신공항 개발, 터미널 위탁운영, 지분투자 등으로 넓힌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공항방역을 두고 관심이 커지면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본격화하고 있는 공항방역체계 수출이 해외사업 확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공항에 코로나19 위기 대응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공항방역체계 수출에 물꼬를 텄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그동안 구축한 스마트방역체계를 중심으로 발리공항에 비상운영체제 가동, 체계적 위생 강화 등 코로나19 대응 노하우를 전수한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발 빠르게 스마트방역체계를 구축했다.
스마트방역체계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같이 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방역체계를 말한다.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발열체크 로봇’이 대표적이다.
발열체크 로봇은 여객이 다가가면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한 뒤 이상증상이 발견되면 경고음을 내고 여객이 탑승할 항공사에 자동으로 연락해 후속조치를 돕는다.
안면인식을 통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면 마스크 착용을 안내할 뿐만 아니라 구매할 수 있는 곳까지 알려준다.
이뿐만 아니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 직원들과 대면하지 않고 인천국제공항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출입국사무소와 검역소에 입국을 신고해 입국절차를 진행하는 방안 등을 도입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도네시아 발리공항에 제공하는 공항방역체계 컨설팅은 무상으로 진행되지만 현재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입찰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바탐의 항나딤공항 건설 및 운영사업 수주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5400억 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바탐 항나딤공항 건설·운영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제1공항공사(AP1), 위자야카르야(WIKA) 등 인도네시아 현지 공기업 2곳과 손을 잡고 1월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9년 이라크 아르빌 신공항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해외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아시아, 유럽, 중동, 남미 등 14개 나라에서 공항 건설·운영사업을 진행했으며 누적 수주금액은 2억2156만 달러(약 2568억 원)에 이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코로나19 위기에 실적이 크게 악화하며 새 먹거리를 발굴하는 일이 더욱 절실해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코로나19 위기에도 올해 상반기에 매출 7788억 원, 영업이익 494억 원을 거두며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2020년 한 해 동안 매출 1조2494억 원, 순손실 3244억 원을 볼 것이라는 자체추산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반토막 수준으로 줄고 순손실을 보며 적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9년 매출 2조8265억 원, 순이익 8634억 원을 거뒀다.
다만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공항방역체계 수출에 힘을 써왔던 만큼 구 전 사장의 퇴진으로 사업 추진에 힘이 빠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를 두고 “공항방역체계 수출은 사장 퇴진과는 무관하다”며 “공항방역체계 수출은 앞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새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