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파리 테러를 감안하더라도 미국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1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 CEO 상대 조찬강연에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연방준비제도가 12월에 미국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이주열 "파리 테러에도 12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그는 “최근 발생한 파리 테러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모르겠지만 시장의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전체의 70%가 넘는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은 미국이 현재의 초완화 상태를 완화로 바꾸는 정상화 단계에 들어서려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경제 주체들이 위험을 과도하게 추구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민간과 기업부채의 과도한 증가를 들었다.

그는 “이전에 일어난 금융위기를 보면 모두 민간에 과도한 신용공급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며 “현재 신흥국가들이 안고 있는 위기 가운데 하나도 과도한 신용공급에 따른 금융 불균형”이라고 꼽았다.

전 세계 자산운용사의 투자규모는 금융위기 이전 30조 달러에서 현재 80조 달러까지 증가했다. 신흥국가에서 운용되는 투자금 가운데 1%만 빠져나가도 국가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총재는 신흥국가의 부채 문제가 경제위기로 비화될 수 있는 시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 “미국이 올해 금리를 올리면서 신흥국가에서 선진국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며 “경제 기초여건이 약한 나라들을 중심으로 위기가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