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석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을 맡은지 6개월을 넘어서며 디지털 전환의 방향성이 뚜렷해지고 있다.
하나생명이 ‘방카슈랑스’ 중심으로 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모바일 방카슈랑스’에 힘을 싣고 있다.
25일 하나생명에 따르면 핵심 판매채널인 은행들이 모바일 채널로 눈을 돌리면서 하나생명도 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은행이 비대면영업을 강화하면서 은행과 제휴해 판매하는 보험상품인 방카슈랑스도 비대면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비대면 채널 특성에 맞춰 젊은 고객층을 위한 보험상품을 중심으로 모바일 방카슈랑스 상품군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하나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건강보험, 간병보험, 변액보험 등 11종의 상품을 판매하는데 이 가운데 건강보험, 상해보험, 암보험 등 4종을 은행 모바일앱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우선 암보험 중에서 ‘손안에 골라 담는 암보험’을 모바일 방카슈랑스 상품으로 6월 말 새로 추가했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어린이보험 등 나머지 보장성보험을 은행앱에서 판매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방카슈랑스에서 비중이 큰 변액보험은 가입절차가 복잡해 모바일앱에서 판매하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방카슈랑스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성장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말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모바일앱에서 보험을 판매하면서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방카슈랑스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소비문화,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등과 맞물려 모바일 방카슈랑스에 관한 은행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은행이나 보험사가 모바일 방카슈랑스와 관련해 따로 공시를 하지 않지만 하나은행을 기준으로 올해 1월에서 7월까지 은행앱에서 약 1만8천 건의 보험계약이 체결됐다. 이 가운데 하나생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46%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하나은행앱에서 1만3천 건의 보험계약이 채결됐으며 하나생명 비중은 18%였다.
하나생명은 방카슈랑스에서 거두는 보험료수입 비중이 높은 만큼 모바일 방카슈랑스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하나생명은 2020년 들어 6월 말까지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이 포함되는 일반계정을 기준으로 초회보험료 252억 원을 거뒀는데 방카슈랑스 채널의 초회보험료가 83%에 이른다.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특별계정에서는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698억 원을 거뒀는데 모두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판매했다.
하나생명은 보험대리점(GA)을 통해 보험을 판매하지 않아 전속설계사도 40여 명에 그친다.
6월 말 기준으로 전체 생명보험사 가운데 보험대리점을 통해 보험료수입을 거두지 않은 보험사는 하나생명, 푸본현대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3곳뿐이다.
김 사장은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모바일로 건강관리를 돕는 헬스케어서비스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헬스케어 기술을 활용하면 보험상품 추천에 반영하거나 원격으로 고객 건강관리를 도울 수 있어 비대면 영업채널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미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보험사들은 헬스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헬스케어앱을 선보이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나생명도 9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결과를 조회해 건강나이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건강나이를 보험상품에 적용 보험료를 할인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달부터 고객의 보험 가입내역을 분석하고 추가 보장이 필요한 부분에서 보험상품을 추천하는 보험진단서비스도 시작했다.
김 사장은 3월19일 하나생명 대표이사에 오르며 “보장성보험 강화를 통한 체질 개선과 디지털역량 강화를 이어갈 것”이라며 “성공적 방카슈랑스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