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고 미국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카드를 꺼내들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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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차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12일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적인 통화정책이 진행 중이고 미국이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다”며 “정책효과가 발휘돼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으며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일단락된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3월과 6월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연 1.5%까지 떨어뜨렸다.
유선웅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개선되고 있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하 기대는 당분간 접어둬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미국이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기는 어렵다”며 “기준금리를 인하 한다고 해도 가계부채 문제를 심화시키기만 하고 경기 부양 효과는 미미하다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긴 하지만 기준금리 추가인하 목소리가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다.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12일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고 있고 여기에 한국도 예외일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은 소비 촉진을 통한 경제성장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국은행이 가능한 빨리 기준금리를 0%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는 미국 대통령 경제자문회의 수석연구원과 웰스파고은행 수석 부행장을 지낸 인물이다.
손 교수는 “기준금리를 내리려면 시장이 깜짝 놀랄 정도로 해야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금처럼 0.25%포인트씩 금리를 조금씩 낮추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데 한국이 금리를 낮춰야 하느냐는 의문도 많지만 한국이 연준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며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대대적인 유출이 일어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제로금리 주장에 대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하지만 제로금리로 갔을 때 나타날 부정적 영향을 간과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