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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현대상선 인수설, 왜 자꾸 나올까

김재창 기자 changs@businesspost.co.kr 2015-11-10 18: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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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해운업계 구조조정에 나설 뜻을 보이면서 현대상선의 운명을 놓고 관측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도 두고 봐야 하지만 현대상선 매각을 추진할 수도 있는 말이 나돈다. 일각에서 현대상선 인수후보로 현대차그룹이 거명되고 있다.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현대상선 양측은 모두 현대차그룹의 ‘현대상선 인수설’을 공식 부인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상선 인수설, 왜 자꾸 나올까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현대상선이나 현대증권을 인수할 이유가 없으며 앞으로 인수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공식입장”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소 닭 보듯 하는 관계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에 현대상선 인수를 타진할만한 인적 교류 역시 전혀 없다"고 말했다.

양쪽의 이런 부인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의 현대상선 인수설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지 않는 것은 정부가 해운업 구조조정을 위해 검토한 3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로 현대차그룹의 현대상선 인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구상한 첫 번째 시나리오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자구책 마련인데 현실적으로 시행이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이미 ‘돈 될 만한 것’들은 모두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현대상선을 제3의 기업에 매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진 현대상선을 인수할 기업이 마땅치 않아 이도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세 번째 시나리오가 현대차그룹의 현대상선 인수인데 양측 모두 가능성을 부인하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 채권단이 추가적 지원을 보장하거나 현대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대북사업권까지 거래대상에 포함될 경우 성사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본다.

자금 여력으로 봐도 현대차그룹은 현대상선과 같은 대형 해운사를 인수할 수 있는 국내에 몇 안 되는 재벌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한국전력으로부터 서울 삼성동의 한전본사 부지를 사들였는데 예상가보다 훨씬 높은 10조5500억 원에 계약했다. 자금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2014년 기준 부채비율도 92.4%로 양호하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상선 인수 가능성을 부인하고 나선 데는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의 껄끄러운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은 승계를 둘러싼 이른바 ‘왕자의 난’(2000년) 이후 정몽구 회장과 정몽헌 회장 사이의 갈등의 후유증이 1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남아있다. 현대그룹은 정몽헌 회장 사후 현정은 회장 체제로 재편되면서 현대중공업그룹, KCC 등 다른 범현대가와도 불편한 관계에 놓여 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일이 24일인데 현대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범현대가만 참여한 가운데 열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이 사이가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대상선이 정주영 명예회장의 땀이 배어 있는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이 인수주체로 나설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주영 명예회장이 생전 마지막으로 열정을 쏟았던 대북사업과 관련한 현대아산의 지분까지 함께 거래대상이 되고 고가 용선계약과 관련한 리스크를 채권단이 해소해 준다면 현대차그룹도 인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현대건설에 이어 현대상선을 포함한 대북사업까지 인수할 경우 정몽구 회장은 장자로서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완벽히 세울 수 있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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