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2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쪽이 많지만 한국경제가 예상보다 더딘 성장세를 보일 경우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12일 오전 10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방향을 결정한다. 11월 금통위는 대학수학능력 시험일과 겹쳐 평소보다 1시간 늦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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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월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끝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과 10월, 올해 3월과 6월 각각 0.25%포인트씩 모두 1%포인트 인하된 뒤 현재는 4개월째 1.5%를 이어가고 있다. 11월에도 동결되면 5개월째 제자리걸음인 셈이다.
11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내수경기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서 벗어나 회복기미를 조금씩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2%를 기록해 6분기 만에 0%대 성장률에서 벗어나며 경기회복세에 힘을 실었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05로 전월 대비 2포인트 오르며 메르스 발생 직전인 5월과 같은 수준을 회복한 점도 이런 기대를 뒷받침한다.
수출이 발목을 잡고 있긴 하지만 추가경정예산,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등 정부가 전방위로 펼친 내수부양책이 경기를 반등시키는 데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총재는 10월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기가 예상했던 경로대로 가고 있고 소비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경기부양 조치가 필요하지 않음을 시사한 바 있다.
유선운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금리동결이 예상된다”며 “미국이 올해 안에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고 최근 산업활동동향도 지표가 개선돼 정부와 한은이 통화정책을 쓸 유인이 낮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준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을 점치는 쪽은 올해 들어 계속 감소세를 보이는 수출과 대외 리스크에 따른 경기둔화를 꼽는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성장률이 호조를 보였으나 이는 2분기 메르스 여파로 위축된 것이 제자리를 찾는 과정일 뿐 경기가 본격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1.5%에서 1.25%포인트로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또 있다. 내년 4월 치러질 총선이다.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경제부총리가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이 총재로서도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과 부합하지 않는 결정을 한은 총재가 내리게 되는 셈이다.그러나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린다고 해도 한국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